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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옥쇄파업' 2일차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8. 17.

# 8/17 오후 6:20

 

아침을 먹고 곧바로 버스에 올랐다.

조립1팀 조합원들만 공장사수를 하고 나머지 약 4,000여명이 서울로 상경투쟁을 하는 날이다.

 

버스안에서 빵과 드링크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마로니에 공원에 도착했다. 쌍용차 독자적인 집회지만 작지 않은 집회였다. 중국대사관까지 도로행진을 했으며 1,5Km을 남겨놓고는 간부들 중심으로 3보1배를 진행했다.

 

날씨는 엄청 더웠고 참가한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서울시민들도 짜증내기는 커녕 공감하거나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어제부터 방송3사에서 비중있게 다루는 등 다른 파업보도와는 느낌이 달랐던 것도 이유가 될것이다.

 

'기술유출'과 '정리해고'에 대한 투쟁으로 부각되면서 '대공장이기주의'니 '배부른 투쟁'이니 하는 따가운 시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3보1배 투쟁은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지만 투쟁수위가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든다.

 

옥쇄파업은 마지막 수단이기에 그렇다. 정리해고 명단이 발표된 것도 아닌데....상식적으로 투쟁수위와 시점이 빠르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8대 집행부로서는 조기선거 시기와 맞물리면서 9대 임원선거에 출마한 후보군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을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한달도 남지않은 임기 중에 끝낼려는 의지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임원비리로 얼룩진 나쁜 이미지도 반전 시키는데 유효한 전략으로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언론을 비롯해서 대국민적인 호응도 높아지면서 다행일 수도 있지만 언제까지 높은 투쟁수위를 이어갈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내일부터 노사간의 교섭도 진행될 예정이지만 원칙없는 교섭진행에 대해서는 수긍하기 어렵다. 사측의 정리해고 입장이 철회된 것도 아닌데 교섭에 임하면서 '맞바꾸기식'의 타협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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