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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잉여인력'이라니!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10. 19.

회사가 인력재배치를 통해서 사내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

 

조립4팀의 경우는 주야 2교대 근무체계를 상시 주간근무제로 바꾸고, 나머지 1,3팀 생산현장도 효율을 높힌다면서 여유인력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잉여인력이 너무 많이 발생되어 정규직의 고용은 보장하는 대신 비정규직의 고용보장은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9대 집행부는 큰틀에서는 8대에서 합의했기에 세부적인 협의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며 받아드리려는 눈치다. 잉여인력에 대해서는 다른 이견이 없지만 비정규직의 일방적 희생에 따른 저항과 불신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순환휴직이나 위로금으로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대책치고는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먼저 회사의 잉여인력 산출에는 많은 헛점이 보인다.

 

'효율성 높이기'의 기준과 잣대를 지난 옥쇄파업 이후 화풀이(?)라도 하듯이 생산 현장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사장)은 3명씩이나 된다. 일반적으로 회사에 대표이사가 1명이면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이다.

 

또한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경영진들과 무직책 고위 관리직 직원들 넘쳐남에도 손도 못대고 있다. 새로운 젊은 인재들은 수급되지 못하고 오히려 떠나가고 있는데 머리(?)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인사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한 대목이다.

 

이와같은 고비용 저효율 시스템을 바꾸지 못한체 생산현장 효율(노동강도) 높이기는 공감대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조합(9대 집행부)도 정신차려야 한다.

 

쌍차내에서 가장 약자들인 비정규직만을 희생양을 삼아 잉여인력으로 내모는 방식은 민주노조운동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또한 도의적으로 맞지도 안는다. 시혜와 온정의 대상으로 봐서는 더욱 안되지만 장기적인 계획속에 원칙을 갖고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연대와 평등'이라는 산별정신을 훼손하고 산별시대를 꿈꾼다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다. 공장안에서 산별정신을 훼손하고 2년 임기동안 '산별이니' '연대'를 애기할 수 있겠는가! 9대 집행부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책은 먼 곳에 있지 않다.

 

9대 집행부의 슬로건대로 하면된다. "함께 할 수 없다면 같이 죽자" 의 의미는 "비정규직과 함께 살지 못한다면 같이 죽자"는 의미로 보고 싶다. 

 

일시적인 판매량 감소가 아닌 생산량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밖에 없다면 다른 뚜렷한 대안은 보이질 않는다.

 

먼저 고민되고 있는 순환휴직은 정규직과 함께 동일하게 적용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전체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고통과 희생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연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