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 노동자의 눈

본질(룸싸롱 사건)을 왜곡하지 마라!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7. 5. 22.

'룸싸롱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지 마라!

 

혁신(준)에서 선전물이 나간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말이 많아졌다. 

몇몇 간부들은 '관행이다' '너희는 깨끗하냐' '다른 간부도 마찬가지다' '임투시기에 불순한 세력이 개입되었다' '조합원들만 피해를 본다'등등 차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음해성 유언비어까지 난무하고 있다.

 

정확한 사실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이 공식적으로 함구하고 있기에 단정할 수 없지만 객관적인 사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지난 4월 18일(수) 2007년 임금요구안이 확정되는 날, 7대 집행부 임원을 포함한 몇몇 중집간부와 교섭위원 등 약 20여명은 '비타민'이라는 룸싸롱으로 가서 술을 마셨고, 그 술값이 수백만원을 넘는다는 사실이다.

 

530만원인지 630만원인지를 외상으로 처리하고 이제와서 각각 분담해서 내기(뿜빠이)로 했다면서 '개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서 너무 참견하는 것이 아니냐'며 항변하는 간부들도 꽤 있다.

 

정말 그런가?

평범한 조합원들이 보기에는 그 자체가 모순덩어리며 변명에 불과하다고 본다.

 

첫째, 개개인이 분담해서 지불하기로 결정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4월 18일 술을 외상으로 마셨으면 4월 25일 급여와 상여금을 받는 달에 갚았어야 했다. 상여금이 없는 5월달에 갚는 것 보다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 교섭위원들은 임금교섭 기간에는 최선봉에 선 노동조합 간부들이다. 즉 공인들이다. 공인들은 청렴해야 하고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요구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설령 개개인이 분담하여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도 술값으로 수백만원씩이나 먹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일반적인 음식점이나 술집도 아니고 고급 룸싸롱에서 마셨다는 부분은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갈 사항이 아닌 것이다.

 

또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과거에서부터 내려오는 낡은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지적하고 폭로하는 현장조직이나 조합원들에게 화살을 돌려서는 안된다. 이것은 진정 반성하는 자세도 아니고 올바른 태도도 아니다.

 

몇몇 간부들은 억울하다고 하소연 할 수 있다.

교섭위원도 처음해보고 아무것도 모르고 참여했을 뿐, 습관적이거나 의도성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빠질 수 없었다고 말하는 간부도 있다. 모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간부들의 문제로만 바라볼 문제는 분명히 아니다.

낡은 관행이 문제이고 공인으로서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부재가 문제인 것이다.

 

평범한 조합원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최선봉에서 싸워야하는 교섭위원들이기에 문제이고 조합간부들이기에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을 고민해 보자.

 

먼저, 9대 집행부는 교섭위원 및 모든 간부들을 대표해서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 책임을 개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 대표기관이 책임지는 자세가 옳다.

 

둘째는 재발방지 대책이다.

당장은 집행간부들부터 2차 및 고급 술집(?) 출입을 금하고 대의원들과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한다.

 

뿌리내린 낡은 관행을 척결할 수 있는 방안을 대의원 회의나 대대에서 논의하고  결정해서 조합원들 앞에 당당히 공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9대 집행부의 강력한 의지표명과 초안을 먼저 마련하여 대의원대대나 회의에 상정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해법 마련과 실천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공감하면서도 덮어버리고 가자는 얘기는 핑계일 뿐이며 의지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9대 집행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지혜를 놓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