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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정치세력화'의 길!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3. 13.

'정치세력화'의 길!

 

민주노동당을 극복하기 위한 '진보신당'이 곧 닻을 올리고 힘겨운 항해를 할 예정이다.

지난주에는 서울시당이 창립총회를 마쳤고 오늘 경기도당 창립에 이어서 일요일(16일)은 중앙당이 창립총회를 한다.

 

최소 5개 지역의 광역시당과 각 1,000명 이상 당원을 확보하면 합법성을 갖춘 당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4년전에 정당투표 13%를 지지받았고 한때는 18~20%까지 상승한 적도 있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을 이탈한 유권자들(지지세력)과 당원들을 새롭게 규합하기 위한 시도이며 새로운 공간이라고 진보신당의 위치를 이해하면 간단하다.

 

하지만 노동현장은 지역이나 사업장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침체되어 있고 암울하기만 하다. 또다른 기득권을 얻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등 진보신당이 전폭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쌍차 현장에서도 '하나로 갈때도 힘들었는데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으로 갈라져서(분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하고 좌절하는 노동자들이 많은 것 같다. 당장 올 4월9일 총선에서부터 지지표가 나누어질 것으로 보인다. 혼란스럽다.

 

그렇다면 쌍용차 노동자들의 '정치세력화'는 과연 실패한 것인가?  답은 아니다.

 

여기서 좌절할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반성하고 미래를 상상해보면 희망이 보인다.

지금까지 민주노총의 배타적지지만 믿고 형식적인 지지기반에 기대어 안일하게 활동해오지 않았던가!

'정치세력화'를 위한 노력이 과연 노동조합 차원에서 조직적이었는가 묻는다면 흔쾌히 동의하는 노동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

노동조합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준비하고 활동한다면 현재의 지지기반을 더욱 넓히고 지역을 바꾸어나갈 수 있는 잠재능력이 있다. '코끼리의 힘'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전망은 어둡지 않다는 얘기다.

 

먼저, 노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임원들의 '정치의식'이 향상되어야 한다.

형식적인 말로만 '정치세력화'가 아니라 선거과정에서부터 구체적인 '정치세력화'를 공약화하고 조직해 들어가야 한다. 2년이라는 임기중에 반드시 '공직선거'를 치뤄야 하는데 '노동자 후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당선시킬 수 있는 조직적인 노력을 하여야 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매년마다 정기대의원대회때 1년 '예산안'과 '사업계획안'이 논의되고 결정된다.

집행부가 초안을 작성하는 등 의지(?)가 담겨져 있겠지만 '정치사업'은 형식적이었다.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 본조의 지침을 겨우 따르는 정도에서 벗어나 지역에 맞는 구체적이고 주체적인 '정치사업 계획안'을 만들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 '정치위원회'를 강화하여 일상적인 정치활동이 현장속에 자리잡아야 한다.

'정치위원회 규정'을 만들어 제도화하고, 정치위원들의 정치의식을 높혀야 한다. '정치위원회' 사업을 이끌 '정치위원장'을 임원중에 선출하거나 아니면 조합원 직선으로 따로 선출하여 위상을 높히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당분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현장속에서 공존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공직후보를 지지 또는 선출시에도 선거구별 '후보단일화'를 위한 내부(또는 지역)경선을 원칙으로 인식하고, 제도적으로 마련하면 된다. '제 살 깍아먹기' 방식이 아닌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인 민주노동당 배타적지지는 상층중심일 뿐이다.

아래로부터 민주적이지 못한 형식적인 배타적 지지는 무시하고, 대신 진보진영의 선거구별 단일후보을 만들기 위한 '정치세력화 방침'이 흔들리지 않는 원칙으로 자리잡는다면 '정치세력화'의 길은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