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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외유관광', 언제까지 즐길것인가?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5. 9.

'외유관광', 언제까지 즐길것인가?

 

9대 집행부가 임단협교섭을 앞두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새삼스럽게 궁금해진다.

노동조합 교섭위원 20여명이 5월 14일(수)부터 2박3일 동안 중국을 방문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2008년 임단협교섭을 앞두고 설명회도 마쳤는데 교섭위원들이 갑자기 중국을 집단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보는 위치에 따라서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9대 집행부가 단순한 중국방문이 아니라 '현지시찰'이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쉽게 납득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경영위기 운운하면서 위기극복 방안으로 원가절감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노동조합 교섭위원들의 중국시찰 비용은 전액 회사에서 부담하는데 1인당 60~70만원 정도로 약 1200~140만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입장에서 이 비용은 큰 부담은 아니다. 교섭위원들에게 향흥이나 접대를 통해서 2008년 임금인상 및 복지향상을 억제할 수 있는 등 도움(?)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조합 교섭위원들이 귀빈처럼 접대를 받으면서 조합원들의 요구를 강력히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소도 마찬가지지만 코가 끼었는데 내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시찰이 왜 이 시점에 필요한지 조합원들에게 설명을 못하고 있다.

아니 자신있게 중국방문이 임단협교섭에 유리하다고 구체적으로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사실은 9대 집행부도 조합원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오직 자신들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서 필요할 뿐이다.

교섭위원이 아니면 언제 중국방문을 귀빈대접 받으면서 즐길 수 있겠는가!

 

매년마다 사기(?)당하는 조합원들만 불쌍할 뿐이다.

조합원들을 위해 앞만 보고 걸을 수 있는 황소같은 교섭위원, 외유관광에는 동참할 수 없다고 당당히 거부할 수 있는 확고한 소신과 신념을 가진 교섭위원이 한명도 없단 말인가!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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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2004년말 7대 집행부때 많은 간부들이 "중국실사"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나는 민주노조에서 있을 수 없는 '어용적 행태'라고 비판하면서 주체적이지 못한 회사측에서 배려한 '외유관광'이었다고 규정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실사비용이 전액 회사에서 부담하는 등 '자주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둘째, 실사일정과 구체적인 협의내용 등 주체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서나 보고서도 없었고 중국어 통역사도 노동조합에서 준비한 흔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셋째, 7대 집행부의 임기말이라는 시점과 해외매각이 마무리된 시점 등 실효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7대 집행부때 '중국실사'에서부터 시작한 간부들의 중국방문은 8대 집행부 들어와서 수차례씩이나 공식,비공식적으로 중국을 다녀왔다. 교섭위원들도 다녀왔고 대의원대표들도 다녀왔다. 대부분이 나름대로 명분을 말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말로만 하는 중국측의 약속은 망말로 끝나버렸고 총재와 직접만남도 이루어지지 못한 적도 있었다. 특히 일정이 너무 긴 측면도 있었고 다양한 향흥대접도 받고 돌아왔다. 저녁 술자리에서 간부들끼리 추태를 버린적도 있었다. 그래서 중국방문은 조합원들의 인식속에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9대 집행부는 당선되자마자 더욱 구체적이고 노골적으로 중국방문을 추진했다.

 

첫째, 시기가 과연 적절했는가?

12월 20일은 금속산별 대의원대회가 속개되는 날이다. 쌍용차에서 대의원은 위원장 혼자뿐이다. 쌍용차 조합원들의 대표로서 금속산별 대의원대회에서 중대차한 역할을 못하게 된 것이다. 이번 대대는 지부형태와 조합비 배분 등 중요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었다. 따라서 금속대대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시일을 좀 조정하는 것이 옳았다고 본다.

 

둘째, 비용은 꼭 회사가 부담해야 되는가? 

노동조합이 필요해서 중국방문을 추진했다면 비용문제를 무조건 회사에 맡길 것이 아니라 대대에서 논의하는 등 신중히 결정했어야 한다. 그것은 노동조합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자주성'을 잃었다는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랬다고 낡은 관행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은 '외유관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셋째, 방문일정과 기간은 꼭 3박 4일이어야 하는가?

모든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하기에 길면 길수록 즐거운(?) 여행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주어진 현안문제와 일상활동, 불필요한 일정과 비용 등 을 고려할때 1~2일을 줄여도 충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넷째, 중국어 통역사는 누구이며 노동조합이 신뢰할 수 있는가?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중국어통역사라면 노동조합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주체적이고 구체적인 고민이 없었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떠한 성과를 가지고 올지는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 그리고 어떻게 변명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칙도 없이 떠난 중국방문은 '약이 아니라 독'이될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될 2007년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방문할 기회는 많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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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첫째, '중국실사'비용이 전액 회사가 부담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4대 집행부 시절엔 확대간부 수련회에 회사가 일부 비용을 지원해주고 프로그램에 회사가 지정한 강사가 배치되어 강의가 진행되다가 당시 일부 대의원들이 반발하여 폭력사태까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비판내용은 '민주노조 간부수련회에 어떻게 회사자금이 사용되고 회사가 지정한 강사가 간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가!'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기준과 비판이 더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할 7대 집행부이기에 회사측의 비용를 청구할때는 사전에 대의원회의를 통해서 논의되어야 하고 인원선정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진행되었어야 합니다.

둘째, 실사라고는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일반적인 견학 및 특혜관광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7대 집행부 간부였던 동지들이 주장하듯이 실사라면 구체적인 실사목적이나 일정 등 세부계획이 주체적으로 잡혔어야 합니다. 또한 실사를 마쳤으면 실사보고 및 자료를 통해서 8대 집행부에 넘겨주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안내자나 통역관을 비롯하여 노동조합이 주체적으로 기획한 흔적, 또는 결과보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셋째, 시기가 임기말이라는 점입니다.

실사의 목적이 있었다면 차라리 차기 집행부에 넘겨주어야 할 시기입니다. 시기적으로 해외매각이 마무리되고 다른 모든 일상활동은 정리하면서 왜 유독 '중국실사'만은 임기말에 추진이 된 이유는 명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상하이측이 매각성사에 대한 답례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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