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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희망퇴직' 수순밟기!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5. 13.

지난주 금요일에 배포된 우리회사소식지 '참여와 역할' 에 실린 내용중에는 '당면 위기 대책 및 운영 방안'이 발표되었다.

 

판매부진에 따른 1분기 최악의 판매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5,6월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경유값이 휘발유 값을 앞지르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쌍용차의 메리트는 이미 사라졌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 임원진들은 자발적으로 임금 10% 삭감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임원진들의 자발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하지만 어쩐지 씁쓸하다. 현장에서 잔업,특근하면서 생활해왔던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이미 현장은 잔업,특근 통제로 생활급여가 30~40%가 줄었다는 하소연들을 한다.

자발적으로 생활급여를 줄인것이 아니라 판매부진으로 인한 회사측의 잔업,특근 통제로 평균임금을 삭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5월 7일(수) '비상 임원회의'에서는 회사의 체질강화를 위해서 보직이 없는 부장급들의 희망퇴직을 실시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5월 8일(목) 최형탁사장과 정일권지부장이 독대를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노사담당 임원진을 제쳐두고 사장이 직접 노조사무실에 찾아와서 지부장과 독대를 했다면 무슨 얘기가 있었는지 앞뒤 정황을 볼때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단체협상을 앞두고 회사에서는 '희망퇴직'을 실시하려고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에서는 비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방관하거나 묵인해 줄 가능성이 높다. 최사장은 이것을 주문했을 것이다.

 

올 임단협에서도 현장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생활급여 보장이 핵심요구안으로 상정되었다. 안정적인 월급제가 필수조건인 주간연속교대 근무제다.

 

주,야 교대근무를 하는 조립1팀, 3팀이 모두 계획정지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어려운 내부 상황속에서 노사의 입장이 충돌할 수 밖에 없는 2008년 임,단협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전략, 전술도 필요하지만 지도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강력한 의지와 진정성이 보여질때 조합원들은 믿고 참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