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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멈추어버린 인쇄기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6. 4.

멈추어버린 인쇄기

 

지난 3일(화) 오전 '연대와 나눔' 선전물을 발행하기 위해 노동조합 교육선전실에 방문했다.

간부들은 중집회의로 인해 자리에 없었지만 매달 발행하는 일이었기에 별 부담없이 인쇄를 시작했다.

 

이번달은 약 2,000부를 발행하는데 앞면을 인쇄하고 뒷면을 인쇄하던 중 잉크가 떨어졌다. 교환을 하기 위해서 밑을 찾아 보았지만 여유분으로 보관되어 있어야할 할 잉크는 없었다. 중식시간에 배포을 할 예정이었으나 잉크가 없어 뒷면 발행을 하지 못하고 결국은 중식시간 배포 계획을 철회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교육선전실의 ㅇㅇ간부는 잉크가 떨어져 외부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여 '빨리 갖다달라'고 했다. '내일이면 인쇄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생각했다. 발행 및 배포 계획을 하루 연기하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4일(수) 오전에 다시 노동조합 사무실에 방문했다. 

08년 임,단협 출정식이 10시 30분부터 있는 날이라 그전에 인쇄를 마저하기 위해 서둘러야만 했기 때문이다.

 

잉크는 도착하지 않았고 오후에 들어온다는 말을 조합간부로부터 듣고 또다시 당일 배포 계획을 철회하고 기다려야만 했다.

 

오전에 출정식이 끝나고 오후에 다시 교육선전실에 방문했는데 잉크는 도착하지 않았다. 하루를 더 기다려야한다는 말을 듣고 또다시 허탈했다. 다음날도 배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대와 나눔' 선전물을 담당하는 실무자 입장에서 화요일 발행 및 배포 계획이 무산되고, 수요일도 무산되고 또다시 목요일도 무산 되었다. 결국 잉크 때문에 다음주로 연기된 셈이다.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노동조합 담당 간부는 이 부분에 대해 책임감을 느켜야 한다.

 

노동조합 업무는 잉크가 없어도 급한 것은 외부에서 인쇄를 하면 된다. 물론 인쇄비용은 조합비로 지출하면 되지만 불필요한 낭비다. 조합원이 필요하여 외부에서 인쇄를 하면 모든 비용은 개인이 부담할 수 밖에 없다.

 

매달마다 발행되는 '연대와 나눔' 선전물은 발행 일자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급하지도 않다.

하지만 실무자로서 나름대로 일정과 계획이 잡혀 있다. 조합원들과의 약속이 중요하고, 소수라 할지라도 종이 인쇄물을 매달 관심을 갖고 기다리는 조합원이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인쇄기는 노동조합 간부들뿐만 아니라 필요로 하는 조합원들도 사용할 수 있다. 간부들의 일상업무보다는 덜 중요하겠지만 조합원이 필요로 할때도 즉각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를 철저히 했다면 좋을텐데......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