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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비정규직 노동자도 한 가족이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7. 19.

2008년도 단체교섭이 회사측의 (안)제시와 노동조합의 실력행사(?)로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듯 하다.

 

9대 집행부는 현행 단체협약 111조를 야심차게 177조로 확대하여 요구안을 확정했었다.

그동안 실무교섭을 벌인 결과 새로운 틀이라고 볼 수 있는 확대된 요구안 중에 현행 111조 중 96개 조항을 합의하였고, 몇몇 조항이 본 교섭으로 이관되어 교섭중이다.

 

노동조합 요구안 중에 실무교섭을 통해서 사라진 것들은 제19조 <비정규노동자의 조합활동 및 고용보장>, 제21조 <기업의 사회적 책무>, 제60조 <장애인 고용>, 제62조 <사내하청 노동자의 처우개선>, 제63조 <사내하청 사용제한과 불법파견 금지>, 제76조 <퇴직금 누진제>, 제105조 <직장보육시설 및 방과후 교실설치 운영>, 제130조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 제134조 <근골격계질환 예방대책 마련>, 제136조 <뇌.심혈관계질환 예방대책 마련>, 제143조 <교육비 보조>, 제144조 <의료비 보조> 등등 이다.

 

사라진 요구안들의 핵심은 사내 비정규직(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고용 및 조합활동 보장, 그리고 정규직과의 차별을 해소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대부분 이 조항들은 금속노조 차원에서 마련한 '단협통일요구안'들이었지만 쌍차지부는 양보(?)를 하였던 것이다. 아니 포기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퇴직금 누진제> <의료비 지원> <교육비 지원> 등 조합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될 만한 조항들도 '현행유지'하는 방식으로 실무교섭에서 합의되었다. 요구안을 왜 만들었는지 의문이 갈 정도다.

하지만 본 교섭에 들어와 사측이 어려운 상황임을 밝히면서도 불구하고 임금인상(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중국 상하이측의 기술유출 협의가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으로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등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에 한번 개정되는 단체협약을 적당한 떡값(임금인상)으로 조용하게 하루빨리 끝내고 기술유출 협의는 사실부인과 법적공방으로 유도하면서 시간을 충분히 벌겠다는 상하이측의 간절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기술유출 의혹을 깨끗하게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신차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중국을 비롯한 해외 판매망 확충 등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그리고 쌍용차의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고 최고의 자동차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잊지 말아야 될 또 하나의 중대한 문제가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우리사회 소득분배의 불균형으로 사회양극화 현상이 더욱 고착화되면서 심한 사회갈등이 국가발전의 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인데 사회양극화 현상은 회사내부만 보더라도 다를것이 하나도 없다. 2008년 단체교섭에서도 사내 비정규직 관련 요구안들이 모두 사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을 비롯한 복지, 작업조건, 고용 등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차별은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 공정 등 더욱 열악한 작업현장에서 노동3권도 보장받지 못한체 온갖 차별을 받아가며 살아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진정한 노사화합과 회사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불가피하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당장 전환하지 못하더라도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인권과 삶의 질을 결정할 수 있는 임금,복지 등에 있어서 차별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은 정규직보다 높게 인상되어야 하며 점진적으로 차별을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비조합원(연봉제 사원)들의 연봉을 동결시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생색내기로 귀결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은 정규직 조합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욱 분리시키고 노동조합을 정규직의 이익집단(?)으로 규정하여 집단이기주의로 내몰면서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와 파업권을 아예 봉쇄하고 임금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9대 집행부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차별과 기업복지 단협 동일적용에 대한 의지는 보이질 않는다. 지난해 처럼 정규직조합원 '임금'만 인상시키고 비정규직 임금인상은 별도로 협의하면서 흉내(?)만 내는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곤란하다. 임금의 차이를 줄이기는 커녕 차별을 더 키우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말해두지만 "비정규직 임금인상과 차별해소 없이 단체교섭 타결없다"는 강한 신념으로 '노동자는 하나'임을 몸소 실천해주길 바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9대 집행부의 실력행사(?)가 정규직만의 이익이 아닌 사내 비정규직을 포함한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위한 정의로운 파업권임을 확인시켜 주질 간곡히 바란다.

 

역대 집행부처럼 관례에 따라 형식적으로 밟는 파업절차, 임금을 중심으로한 정규직 실리주의를 앞세운다면 조합원들은 식상하다. 투쟁의 대의명분과 조직력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규직만을 위한 단체교섭이 아니라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한 '차별해소'와 '평등한 복지'를 위해 교섭과 단체행동 한다면 자본과 언론의 노동운동 이데올르기 공격도 일거에 무너뜨릴 수 있으며, 계급 연대를 통해서 정치,사회적 지위도 높혀내고 도덕성도 한층 높혀낼 수 있을 것이다. 

 

쌍차지부 조합원 동지들에게도 간곡히 부탁드린다.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차별 받아야 될 분리된 계급이 아니라 똑같은 인간이고 노동자라는 사실과 쌍용자동차와 운명을 함께 할 한 가족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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