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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뭐길래

권언유착의 사례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0. 3. 23.

일부 언론, 혈세 먹고 경기도정 나팔수
경기도 홍보비 챙기며 '경기도 주문 기획보도'...언론윤리 논란 예상

 

김한영 시민기자 

 

 

 

▲ 경기도가 최근 2~3년 동안 125억원의 기획홍보비와 공익광고비를 지출하며

언론의 기획보도를 유도해왔다. 사진은 경기도청 신관 전경.     ©김한영  

 
경기지역 일부 지방언론사를 비롯해 중앙의 주요 신문과 방송사들이 최근 2~3년간 경기도가 기획홍보와

공익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지원하는 120억원 대의 혈세를 받아 챙기며 ‘경기도정 나팔수’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경기도의 예산낭비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사들이 오히려 경기도와 한통속이 돼 경기도민들의

귀중한 세금으로 ‘도정홍보잔치’를 벌이고 있는 셈이어서 언론의 도덕성 논란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주간 <시사미디어>가 행정심판 등을 거쳐 받아낸 2007~2008년 경기도 환경정책과, 지역정책과, 문화

정책과, 정책기획심의관실, 홍보기획관실(2008년), 대변인실(2006~2008년 공익광고비) 등 일부 부서의

기획홍보 및 공익광고비 집행내역을 통해 밝혀졌다. 

기획홍보비란 경기도가 정책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언론사에 기획보도 자료를 제공하고, 보도 대가로

일정 액수를 지급하는 비용 등을 말한다. 따라서 경기도는 언론에 돈을 주고 입맛에 맞는 기사를 내고,

언론은 돈을 받고 보도를 한 셈이다. 

문제의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3년간 집행된 기획홍보 및 공익광고비 규모는 모두 124억9586만여원

으로 집계됐다. 홍보기획관실은 지난해만 26억4101만원을 사용했고, 정책기획심의관실 29억7013만원,

환경정책과 6억5040만원, 지역정책과 4억7103만원을 집행했다. 또 문화정책과 16억7533만원, 대변인실

40억8796억원(공익광고비) 등이다. 

그러나 이는 6개 부서 예산에 불과한 것으로, 경기도 전체로 따지면 예산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경기도 기획홍보정책은 지난 2003년부터 도입된 것이어서 그동안 투입된 기획홍보

예산규모는 수백억 원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경기도가 최근 2~3년 동안 언론에 기획홍보비와 공익광고비로 지출한 홍보예산은 125억원에 달하고 있다. 사진은 홍보예산 집행내역 자료들.     ©김한영

 
경기도, 2~3년간 125억원 투입...언론사들은 얼마나 받았나 

그렇다면 지난 2~3년 동안 경기도는 도민혈세를 언론사에 얼마나 퍼주었고, 언론사들은 과연 얼마나 받아

챙겼을까. 경기도 6개 주요 부서의 기획홍보비 및 공익광고비 집행내역을 근거로 지급실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환경정책과는 지난해 3억1549만원, 2007년 3억3491만원 등 6억5040만원을 환경시책 홍보비를 지출했다.

기획보도 부문에서 <동아일보>가 ‘경제성장과 환경규제 상생의 길’이란 기획보도로 9000만원을, <경인

일보>가 ‘수도권젓줄, 팔당의 아이러니’ 등 기획보도로 88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이와 함께 <경기도민일보>의 ‘팔당호 종합수질 개선대책 추진성과와 향후 계획’과 ‘한북정맥 녹지보호축’

이란 기획보도에 6000만원, <문화일보>의 ‘수도권 규제개혁,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란 기획보도에

5000만원이 지급됐다. 

다음으로 <노컷뉴스>의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3만불 시대를 열어 간다’란 보도에 3000만원, <중부일보>

의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환경정책’과 <내일신문>의 ‘한강유역 대탐사’ 기획보도에

각각 2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 <네이트>와 <야후>도 ‘2007 경기 10대뉴스’와 ‘로스쿨 홍보비’로 4000만원, <수원방송>과

<MBN>이 ‘경기도 대한민국의 미래’란 기획방송으로 1980만원을 받았다.<서울일보>도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환경을 이끈다’란 보도로 1000만원을 지원 받았다. 

또한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3만불 시대를 열어간다’는 기획보도를 한 시사주간지 <일요신문> <일요서울>

등 16개 매체에 6490만원이 지급됐다. 

이 외에도 <연합뉴스>가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엽니다’란 제목의 경기도 홍보동영상을 방영하고 6600

만원을, <서울신문>이 사옥 LED전광판에 역시 같은 내용의 동영상을 상영해준 대가로 6000만원을 받았다. 

이런 사정은 지역정책과도 마찬가지다.

지역정책과는 2007년 기획홍보비 집행예산 2억9330만원 가운데 <주간 내일>(보도내용 밝히지 않음) 9000만원, <문화일보>(명품 광교신도시) 8700만원, <경기일보>(그린벨트 어제와 오늘) 5000만원, <내일신문>(개발

제한구역개선) 3000만원, 무가지 홍보비 198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또한 명품신도시 배너광고비로

<뉴시스>에 1100만원을 지출했다. 

2008년에는 전년 대비 1억원 이상 줄어든 1억 8700만원을 집행했다.

그러나 이들 예산중 기획보도비로 <월간 신동아>(도정시책) 6000만원, <주간 내일>(도정현안) 3000만원,

<경기일보>(수도권 정책 바꿔야 한다) 2000만원, <경기방송>(수도권규제철폐) 1100만원이 각각 지급됐다. 

<매일경제>는 지난해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주최한 ‘세계지식포럼’에 5500만원을 협찬 받았고,

<조선일보>는 신도시개발 관련 광역버스 광고비로 1100만원을 받았다. 


▲ 경기도가 8800만원의 홍보비를 지급한 <경인일보>의 '수도권젓줄, 팔당의 아이러니'란 기획보도 일부 내용.     ©김한영

 
지난해에만 26억4000여만원을 기획홍보비 등으로 사용한 경기도 대변인실 산하 홍보기획관실과 2년간

29억7000여만원을 쓴 정책기획심의관실 예산집행실태를 보면 ‘혈세 잔치’는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홍보기획관실 예산집행 내역을 보면 주로 뉴타운건설, 국제보트쇼, 외자유치 초과달성 등 김문수

경기지사의 치적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홍보기획관실의 기획홍보비를 가장 많이 받은 랭킹 1위는 <YTN> 및 <YTN 라디오>였다.

특집 다큐멘터리 ‘서해안의 기적이 시작된다’ 등 국제보트쇼 홍보 및 CF 광고료로 <YTN> 3억3000만원,

<YTN-라디오> 3496만원 등 모두 3억6496만원이 지급됐다.

이어 <경기방송> ‘세상풍경 웰빙투데이’ ‘이제는 경기도시대’ 등에 협찬으로 3억2000만원, <CBS> 및

<CBS 라디오> 캠페인과 협찬 등으로 2억8000만원,<SBS> '얼쑤! 고향애‘ 협찬과 보트쇼 축하공연

등에 2억1090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다음으로 뉴타운 건설과 보트쇼, 외자유치 초과달성 등 기획보도와 도정홍보 분야에서는 <노컷뉴스> 1억원, <KBS> 환경스페셜 9500만원, <뉴시스> 8000만원, <MBC> 특집 다큐 ’진상‘ 7700만원,

<조선닷컴> 6600만원, <데일리안> 6000만원이 지원됐다.

이외에도 <MBN> 5944만원, <뷰스앤뉴스> 4500만원, <업코리아> 4300만원, <뉴데일리> 3250만원,

<연합뉴스> 3200만원, <일간스포츠> 3080만원, <CNB뉴스> 2200만원, <OBS> 2191만원,

<오마이뉴스> 1000만원, <프레시안> 700만원이 각각 지급됐다.

정책기획심의관실의 기획홍보 예산은 2007년 11억262만원, 2008년 18억6751만원 등 모두 29억7103만원이

집행됐다. 2007년 예산의 경우 총액 기준 지급 순위는 <중부일보>, <경기일보>, <경인일보>, <연합뉴스>,

<동아일보>, <고뉴스> 순으로 나타났다. 

<중부일보>는 ‘드림농정’ ‘조세차별제도‘ ’민선 4기 경기도 변화‘ 등 7개 기획보도 아이템으로 2억500만원을,

<경기일보>는 ’동 통폐합’ ‘경기도 재정확충 대안’ 등 기획보도와 환승할인요금 광고 및 경기공직대상 협찬

등 4회에 걸쳐 1억6000만원을 받았다. 

<경인일보>는 ‘뉴타운사업‘ ’경기도 무한 돌봄 사업‘ 등으로 1억3000만원, <연합뉴스>는 동정현안 홍보

등으로 1억1660만원, <동아일보>(광역장사시설유치)와 <고뉴스>(경기도주요시책)가 각각 99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다음 순위로는 <KBS>(book show홍보제작) 7700만원, <CBS>(불합리한 규제 개선 등) 6600만원,

<파이낸셜>(수도권규제완화 등) 6100만원, <주간 내일>(기획홍보) 6000만원, <문화일보>(수도권

규제완화) 5000만원, <중앙일보>(경기도는 왜 수도권 규제에 반발하나) 4400만원, <중앙선데이>

(한국의 미래 해양도시) 3325만원이다. 

또 <인천일보>(경기도보육정책) 3000만원, <노컷뉴스>(도정현안)와 <오마이뉴스>(학교용지매입비)에

2200만원, <경기신문>(지방행정체제 개편), <기호일보>(행정동 광역화), <경기매일>(수도권규제 문제),

<서울일보>(수도권규제문제)에 2000만원씩이 지급됐다. 

2008년 예산은 <MBC> 드라마를 통한 보트쇼 홍보에 2억여원을 쏟아 부었다.

도정현안 기획보도로는 <경기일보> 1억2500만원, 매체 이름을 밝히지 못한 <월간 어린이잡지>에 1억원,

<주간 내일> 9000만원, <중부일보> 8000만원을 각각 지출했다.

또한 <MBC>(우리 아이를 지키자) 6820만원, <조선일보>(미래 해양도시 경기도) 5000만원, <메트로신문>

(도정현안) 4235만원, <경인일보>(도민만족 스피드행정) 4000만원을 지급했다.

 

시사주간 <인포맥>(도정현안)과 <경기도민일보>(민선4기 후반기 도정방향), <오마이뉴스>

(맞벌이부부-우리 아이 누가 돌 볼 것인가)에 각각 3000만원이 지급됐다.

이밖에도 <노컷뉴스>(도정현안) 2200만원, <기호일보>(수도권규제 해소) 2000만원, <한국경제>(친환경

경영) 1320만원, <일간 경기>(수도권규제 해소)와 <시대일보>(수도권규제 해소)가 각각 1000만원씩을

받았다. 

문화정책과는 2008년 10억3085만원, 2007년 6억4448만원 등 총 16억7533만원을 지출했다.

이중 도정시책 광고비로 <경기일보>가 2억원, <BBS> 7200만원, <경인일보> 5000만원,

<KBS> 4300만원, <중부일보> 4000만원, <노컷뉴스> 2200만원을 받았다.

도정시책 기획홍보비로는 <다음>과 <네이버> 2억2000만원, 조·중·동 등 중앙일간지 2억1800만원,

<경기일보>와 <KBS> 각각 1억2000만원, <파이낸셜뉴스>와 <경기방송> 각각 4000만원, <중부일보>·

<인천일보>·<일간경기> 등에 각각 2000만원이 지급됐다.

대변인실의 공익광고비는 2006~2008년까지 3년간 40억9000여만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간지 1억9130만원, 지방일간지 14억7600만원, 지역신문 6억2592만원, 주간 및 월간지 15억4064만원,

라디오방송 2억6040만원 등이다.

 

이들 예산은 대부분 황해자유구역·하이닉스반도체·경기영어마을·도자비엔날레·보트쇼 등의 광고에

집중됐다. 


▲ 경기도가 5000만원을 지급한 <문화일보>의 '수도권 규제개혁,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란 주제의 기획보도 내용 일부.     ©김한영

 
홍보비로 언론 길들여 입맛 맞는 보도 유도...여론왜곡 위험성 

이처럼 경기도 홍보예산 집행실태를 보면 경기도 홍보정책의 난맥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여기엔 내로라하는 언론들이 포함돼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기도가 홍보비로 언론을 길들여

입맛에 맞는 기획보도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기도 기획홍보는 수도권규제 철폐나 뉴타운건설 등 특정 사안과 국제보트쇼 등 대규모

행사, 외자유치 초과 달성 등 김문수 지사의 치적홍보에 집중돼 있다. 이는 경기도의 주의주장이나

치적을 일방적으로 부각해 여론을 왜곡시킬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 관련 부서의 한 관계자는 일부 언론의 기획보도 사례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자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언론에 홍보비를 지급하고 의도된 기획보도를 유도하고 있는데 대해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반응이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기획보도 과정에 대해 “언론에 많게는 4~5회 분량의 기획보도 자료를 제공하는데,

언론사 사정에 따라 기사 분량과 보도횟수가 조정되기도 한다”면서 ”기획보도가 나가고 나면 회계과를

통해 홍보비를 지급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서의 관계자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 언론에 기획보도를 요청하는 이유에 대해 “정책추진 내용을

주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면서 ”특히 정부와 대립관계에 있는 상황에서는 기획보도가 정부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언론 홍보비가 언론윤리 논란을 초래할 기획보도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홍보예산이 매체력 등

객관적인 기준과 원칙에 따라 집행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러다보니 일부 언론사에 홍보비가 편중

집행되는 기형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정 언론사의 행사에 거액의 예산이 지원되거나 대변인실(옛 공보담당관실)이 있는데도 개별 부서

단위로 언론을 통해 정책홍보를 시행함으로써 업무 및 예산집행의 중복으로 인한 예산낭비를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책기획심의관실 관계자는 “대변인실 자문을 받아 매체를 선정한 뒤 집행하고 있고,

대변인실과 사전 조율로 업무의 중복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언론윤리 마비시키는 행위...문제의식 없는 언론이 더 문제” 

그러나 경기도와 일부 언론들이 경기도정 홍보를 위해 ‘혈세잔치’를 벌여온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들은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주현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 대표는 “경기도가 언론에 거액의 홍보비를 주며 기획보도를 유도하는

것은 언론의 윤리의식을 마비시키는 행위”라며 “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경기도와 함께

‘혈세잔치’를 벌이는 언론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경기도와 특정 매체의 친소관계 등에 따라 언론홍보비나 광고비가 주먹구구식으로

집행돼서는 안된다”면서 “경기도 언론홍보비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학계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중립적인 심의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기도의 예산남용 문제를 감시해야 할 언론이 보도의 대가로 경기도민의 혈세를

받아 챙기는 것은 언론의 윤리와 사명을 저버린 후안치한 행위”라며 “이러고도 어떻게 사회의 부정비리를

고발하고 비판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 언론사들은 경기도의 홍보비를 받고 기획보도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기획보도 빈도가 잦았던 이른바 경기지역 ‘빅3’ 언론사인 <경인일보>·<경기일보>·<중부일보> 편집국

책임자에게 기획보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물어봤다. 

김은환 <경인일보> 편집국장은 최근 전화통화에서 “마감시간이라 바쁘다”며 즉답을 피했고, 이민용

<경기일보> 편집국장은 “올해 3월에 취임해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코멘트 할 입장이 못된다”고

말했다. 

김종구 <중부일보> 편집국장은 “경기도가 정책홍보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언론에 기획홍보를

하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이번 문제와 관련해 논란과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중부일보>의 경우

경기도 입장대로 보도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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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영 시민기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중입니다.

 

기사입력: 2009/05/06 [10:00]  최종편집: ⓒ 수원시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