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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경조사로 이어지고 있는 농세계 인연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0. 11. 7.

 

서울에서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이 땅의 노동자로서 년중 행사중에 가장 큰 노동자 행사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

 

친분이 있는 농인의 큰 따님 결혼식이 용인에서 12시에 있었다... 

아내와 함께 참여했다. 안성, 용인, 평택 등 인근지역 농인들이 많이 참여하였다... 정말 오랫만에 만나면서도 가족처럼 반갑게 맞이해주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자녀를 결혼시키는 농인부부와 결혼하는 따님을 모두가 한결같이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오후에는 아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갔다...

수원에 있는 할렐루야 농아인교회 목사님이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이다...

 

보통 장례는 3일장, 또는 5일장을 치룬다...그러나 농인 목사님은 집안 사정(?)으로 인해 4일장을 치룬다고 한다...어제(토) 오후에 돌아가셨으니까...발인은 모레(화) 오전에 장지로 떠날 계획이다...할렐루야 농아인교회에 다니는 많은 신도분들이 장례위원회를 꾸리고 가족처럼 고생하고 있다...

 

돌아가신 농인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이 1989년이다...

1992년에 현재 살고 있는 수원으로 이사올때 가장 반겨준 농인들 중에 한 분이었다...  

 

종교를 믿지 않는 나에게 농아인교회 신도로 만들기(?) 위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신 분이기도 하다...유난히도 심한 내성격 탓에 농인 신도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내색 한번 제대로 못하였지만 수화를 배우기 위해 농아인교회를 자주 찾아다녔던 것은 많은 교인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봄, 가을이면 경사를 찾아다니는 일이 많아지고, 하루에 1~2곳을 다니는 날도 종종 있다...하지만 하루에 경, 조사를 모두 다닌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다...

운명처럼 수화를 배우고 활동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지났다...수화를 처음 배울때의 열정은 많이 사라졌고, 수화통역를 의뢰받은 것도 아니지만... 작은 농세계의 일원으로서 농인들과의 인연은 경,조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