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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노무현대통령 2주기를 보면서...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1. 5. 23.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년을 맞이하면서...

흔히 부르는 친노,비노,반노 등 노무현과 어떠한 인연도 없는 사람으로서 묵묵히 지켜보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 살아있는 권력과 검찰, 그리고 조중동이 죽인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사망할 즈음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를 맞이했고, 만 2년동안 15명이나 죽었다.

 

대통령의 억울한 죽음은 슬퍼해야 하고, 노동자들의 억울한 떼 죽음은 외면당하는 현실을 보고 있어야만 했다.

국가권력으로부터 목숨을 잃는 것이 노무현대통령 뿐인가? 조중동으로부터 모욕과 인신공격을 당한 것이 노무현대통령 뿐인가?

 

헌법에 명시된 노동3권을 부정한 삼성의 무노조정책으로 노동자들이 탄압을 받을때 수수방관한 것이 이명박 뿐인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임금 보장 요구를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매도하면서 억제한 것이 이명박 뿐인가?

 

노동자들의 정당한 쟁의행위에도 곧바로 직장폐쇄와 용역깡패를 투입하고 공권력을 투입한 것이 이명박 뿐인가?

재벌들에게는 유전무죄, 노동자들에게는 무전유죄를 보여주었던 것이 이명박 뿐인가?

 

노무현대통령이 임기내내 조중동을 비롯한 수구언론과 긴장관계를 형성하면서도 삼성 등 재벌에게는 친화적인 정책을 폈다.

삼성 등 재벌과 조중동, 친일파는 한 몸이나 다름 없음에도 분리정책을 폈다. 재벌기업과 노동진영이 대립하고 다툴때마다 친재벌, 반노동정책으로 노동자, 농민 등 피지배계층(사회적 약자)을 철저히 외면했다. 정부가 중립적이지 못한 결과 임기동안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분신 등 자살을 했고,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구속되기도 했다.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행정부와 의회권력을 장악한 이후에도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지 않았고, 지금도 많은 진보적인 지식인, 학생,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저항했다는 이유로 국가권력으로부터 회유, 감시,구속 등 인권을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다. 미국의 이익, 재벌의 이익앞에서는 최소한의 상식이나 정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평가하는 이념(노선)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이나 조중동이 진보라고 얘기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진짜 진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비교하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것이 맞지만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들과 비교하면 신자유주의을 추진해왔던 개혁보수일 뿐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얘기하는 '노무현이 살아야 진보개혁진영이 산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욱 양산되고, 빈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고착화 되었던 참여정부 시절이 다시와선 안된다.

 

이명박 독재는 더더욱 아니지만...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동등하게 대접받지 못했던 상식이 통하지 않았던 그 시절이 나는 그립지 않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집단적인 지성으로 노무현대통령의 한계를 뛰어넘었으면 좋겠다.

그들만의 민주주의와 그들만의 상식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이 사람답게 대접받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조중동의 프레임, 짝퉁진보가 판치는 세상이 아니라 진짜 진보와 보수가 각각의 정체성을 갖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세상, 재벌 중심의 특혜와 친화적 정책이 아니라 사람과 노동 중심의 정책이 우선시 되는 세상이 그립다.

 

5월 21일, 서울광장에서 찍은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