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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2011 하반기 장애인축구 3급 지도자 강습회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1. 9. 23.

 

 

 

 

 

'천안축구센터'에서 '2011년 하반기 장애인축구 3급 지도자 강습회'가 있었습니다. 

9월 21일부터 2박3일 동안 열린 강습회에 청각언어장애인(농인)이 3명 참여하여 수화통역을 다녀왔습니다.

 

약 3년전 천안에서 열린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을때는 천안에 축구센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최근(2009년)에 설립된 축구센터는 현대시설답게 깨끗하였고, 천연 잔디구장이 2개, 인조 잔디구장이 3개 등 합숙훈련을 비롯한 축구경기를 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최고의 시설이었습니다.

 

장애인축구는 크게 정신지체, 뇌성마비, 시각, 청각(농인)축구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특히 청각(농인)축구 선수들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자격을 취득한 농인 지도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청인 지도자가 농인들을 가르칠때 의사소통과 문화가 서로 달라 서로를 이해하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인이 참여하는 '지도자 강습회'는 너무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먼저 축구와 관련된 용어를 수화로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축구가 영국에서 시작되어 관련 용어들이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인사이드 킥을 비롯한 '킥'의 종류, 패널킥, 프리킥, 오프사이드 등 파울 종류, 그리고 도핑 테스트, 트레이닝 방법론, 규칙과 방법이 전혀 다른 시각축구 이론 등등...

 

실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성으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경기를 하는 축구의 특성상 일반인과 함께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강습회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뛰어 다니거나 뒤에서는 수화(손짓)로 정보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농인들이 가장 부담을 갖는 것은 역시 필기시험(이론)입니다.

필기시험에서 주관식 문제가 예년보다 많이 줄어 부담이 줄기는 했으나...총 55문제를 1시간내에 풀어야 합니다. 영어로 된 축구용어를 한국어로 표현하는 것에 농인들은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였습니다. 이번에도 주관식 문제는 거의 풀지 못했습니다...ㅠㅠ

 

청각장애인(농인)에 대한 특성을 이해한다면 좀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첫째, 수화통역을 교대로 할 수 있도록 수화통역사를 2명이상 배치해 주어야 합니다.

하루에 많게는 11시간의 프로그램을 한 명의 수화통역사가 소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피로감 누적은 제대로 된 양질의 통역으로 이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죠.

 

둘째, 청인에 비해 한국어가 취약할 수 밖에 없는 농인을 위해 간단명료한 학습자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농인은 강의 통역을 보면서 메모를 할 수가 없습니다. 메모하는 순간 수화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메모를 못하기에 복습도 어렵습니다. 장애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시스템(메모된 학습자료)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청각장애인(농인)이 메모를 하지 않고 수화통역이나 강사님의 얼굴만 집중하여 볼 수 있도록... 핵심 자료 요약본을 만들어 준다면 더욱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장애인 축구협회에서 중요사항을 메모하여 강의가 끝난 다음에 전달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