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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주말을 함께 한 농인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8. 3. 31.

 

농인과 하루종일 함께 했다.

오전 9시에 만나 예약된 이안과 병원에 갔다. 간단한 검사를 마치고 의사가 큰 병원에 가 보라고 한다. 안과에서 진료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합병증이 의심된다고...

 

종합병원은 예약하기가 어렵다며 오늘 만난김에 예약 및 상담을 하러 가자고 한다. 주말이라 문닫을 것이라고 했지만 농인이 직접 확인하고 싶어해서 '진료의뢰서'를 들고 아주대병원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주말 진료는 하지 않았다.

전화예약만 가능하다고 해서 전화를 했더니 받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려도 통화중이다. 전화를 끊고 좀 기다렸다가 다시해보자고 했더니... 농인은 시간 여유 있으니까 성빈센트병원에 가보자고 한다.

 

거기도 문닫았을 것이라고 했더니 점심을 그 근처에서 먹으면 된다고 가잔다.

이동 중에 아주대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고 예약이 금방 성사됐다. 농인이 '고맙다'며 유명한 맛집으로 안내할테니 따라 오란다. 버스를 타고 남문시장으로 이동했다.

 

맛있는 집이라던데 쫄면은 보통이었다.

오후 일정이 있냐고 묻길래 특별한 일정이 없다고 했더니 잠깐 얘기 좀 하잔다. OK~

 

좀 걷다가 남문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갔다. 조용했으며 사람이 별로 없었다. 오랫만에 만나 서로가 하고픈 얘기를 나누다보니 정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농인의 아내에게 2번 영상전화가 왔었고, 나도 아내에게 영상전화 1번 왔다.

 

농인이 묻는다.

왜 청인끼리 영상통화를 하느냐고...수어를 잊지 않기 위해 우리부부는 음성통화 대신 영상통화를 한다고 했더니 놀라워 했다.

 

농인과 난 서로의 집안 상황부터 자신의 건강문제, 직장 일과 정년퇴직 이후 노후생활 계획까지...그리고 농사회 문제, 정치 영역까지 서로가 갖고 있던 얘기를 나누다보니 오후 5시가 넘었다.

 

몇시쯤 헤어지는 것이 좋냐고 물었더니...아~ 지금 헤어지고 담에 만나 얘기하잔다. 우리는 이렇게 하루를 함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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