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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2개의 수어통역사협회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8. 5. 27.

 

5월 25일~26일 대전에서 열린 제70회 수어통역사 보수교육을 다녀왔다.

안 ㅇ ㅇ강사는 2개의 한국수어통역사협회를 소개하면서 어느 곳이든 적극적으로 가입을 권유했다.

 

특정 협회에 회장이나 부회장 직책을 갖고 있는 사람만 강사로 섭외한 한국농아인협회도 비판의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강사가 공식적인 보수교육 시간에 협회 홍보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

 

2개의 한국수어통역사협회는 명칭이나 설립 목적이 비슷해 보이지만 비교하면 할수록 다른 점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첫번째는 설립과정과 시점이다.

오랜시간 논의와 준비를 거쳐 2017년 2월에 설립한 한국수어통역사협회(한수협)와 갑작스럽게 맞대응(?) 차원에서 2017년 11월에 설립한 KASLI 한국수어통역사협회(어용협회)는 과정부터 다르다.

 

두번째는 구성원이다.

한수협은 자격을 취득한 <수어통역사>로만 구성되어 있고, 어용협회는 <수어통역사> + <청각장애인통역사>로 구성되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한수협은 수어통역사 스스로 설립한 협회이고, 어용협회는 한국농아인협회(한농협)의 개입과 지원으로 설립 되었다.

 

세번째는 설립 목적과 활동이다.

한수협은 수어통역사의 권리 및 인권 문제가 농사회에서 발생되면(전북이나 광주처럼)농인이나 농아인협회를 상대로 재빨리 대응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어용협회엔 농인(청각장애인통역사)이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적극 대응하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따른다.

 

네번째는 대표성이다.

한수협은 수어통역사들만 참여하고 있어 당연히 수어통역사가 대표가 된다. 하지만 어용협회는 수어통역사와 청각장애인통역사가 참여하고 있어 정체성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창립총회때만 보더라도 수어통역사 보다 청각장애인통역사가 2배 이상 더 많이 참여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대표는 청각장애인통역사가 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인지도와 실력이 월등한 수어통역사가 대표가 되었다. 수적으로 많았던 청각장애인통역사는 들러리로 전락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