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년전 현실노(현장실천노동자회) 의장으로 활동했었다. 그해 설날 회사의 노무팀으로부터 과일 한 상자가 수원에 사는 집으로 날라왔었다. 당황스럽기도 하였지만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전화번호가 찍혀있어 항의전화를 하였고 곧바로 택배를 통해서 돌려 보냈다. 하지만 몇몇 대표자들에게 확인해보니 관행적으로 선물을 받아온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인간적으로 접근해오거나 관행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논리나 주장은 조합원들 입장에서 보면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그동안 회사에서는 설날이 되면 현장조직 대표자들에게 과일상자나 티켓 등 선물을 보내주는 것이 관행으로 알고 있다. 물론 명절뿐만 아니라 일상시기에도 대의원이나 활동가들이 노무관리 담당자들로부터 음식이나 술을 접대받는 행위들은 비일비재하다. 어떠한 조합간부는 술값 대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낮에는 원칙과 형평성 등 노사간의 합의가 안되다가도 하루저녁만 지나면 쉽게 해결되어온 관행들도 석연치않다. 현장조직의 수련회, 체육대회, 몇주년 기념식 등등 자체행사(?)가 있는 날이면 회사측에 먼저 알리고 노무팀에서는 노무관리 차원에서 비용을 지출하여온 것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전근대적 노무관리의 관행들......올해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조합간부들이나 현장활동가들도 사측의 전근대적 노무관리에 묵인 또는 동조하지말고 과감하게 청산해 나가길 바란다. 건강한 노동자 의식을 잃어버리고 도덕성이 무뎌지는 등 타락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회사도 정녕 깨끗하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원한다면 과거의 나쁜 관행들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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