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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는 언어다

대기업, 장애인 채용 달라졌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1. 26.

대기업, 장애인 채용 달라졌다

 

가산점 부여·대필지원등 편의 제공 … 지난해 채용 30% 증가

 

장애인 채용에 인색했던 대기업들이 달라지고 있다. 장애인이 입사시험을 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해 장애인 채용을 확대하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 6월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삼성전자, LG전자, SK 등 37개 대기업과 장애인고용증진협약을 체결하면서부터 나타났다. 공단에 따르면 연말까지 협약을 맺은 대기업은 130여곳. 이들 기업은 협약을 맺은 후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삼성그룹은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장애인에게 전형단계별로 10%의 가산점을 부여했다. 필기가 느린 장애인을 위해 대필을 지원하는 등 장애인이 입사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그 결과 공채에서만 뇌병변(뇌성마비) 2급 장애인 등 19명의 장애인이 최종합격한 것을 포함해 총 39명의 장애인이 삼성그룹 직원이 됐다.

 

SK그룹도 지난해 하반기 공채 때 장애인 시험장을 1층에 따로 마련하고 자원봉사자를 대기시키는 등 장애인 응시자를 위한 편의를 제공했다.

 

특히 청각장애인에게는 장애특성을 고려해 영어듣기시험을 면제해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청각장애인 3명을 포함해 총 8명의 장애인이 공채에서 최종 선발됐다.

 

SK C&C는 이와 별도로 30명의 장애인을 뽑아 일산센터에서 맞춤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좀 더 적극적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한해 롯데쇼핑에서 80명을 채용한 것을 비롯해 총 127명의 장애인을 고용했다. 또 신세계도 이마트에서 장애인 73명을 직원으로 뽑았고, 백화점에서도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LG그룹과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각각 28명의 장애인을 고용했고, CJ텔레닉스에서는 재택상담직무에 72명을 채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신규 채용한 인원은 1859명으로 2004년 1396명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물론 대기업 중에는 여전히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인 2%도 충족하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재구 고용지원총괄부장은 “대기업이 일반전형에서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