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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무슨일이

분명한 의사표시!!!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5. 10.
사표(死票)인가?  살표(殺票)인가?


  오늘 명함을 배포하며 거리를 헤메는데 모 정당 운동원이 “민주노동당을 찍으면 사표가 된다”고 말합니다. 당선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고 자신들이 속한 당으로 표가 몰렸으면 하는 뜻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은 같은 보수정당이고, 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으로서 색깔이 틀립니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본다면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을 찍은 표가 오히려 사표이고, 반대로 민주노동당을 지지한 표가 노동자 서민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정한 표입니다.

 

  보십시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이나 사립학교법을 두고서는 서로 다투지만, 노동자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비정규직 개악, 쌀시장 개방,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다툼이 없고 한통속이 아닙니까?

 

  앞으로 한국의 정치 지형이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의 두 축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세계 역사를 보더라도 이것은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라고 말했더니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떠나갔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이 심각한 수준의 양극화로 인해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약간의 각론의 차이는 있지만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이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양극화 해법에 있어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더 이상 개발도상국도 아니고, 단순한 노동집약산업이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기 때문에 성장이 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가 없습니다. 선진국보다는 덜 하겠지만, 고용없는 성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와 같은 6-9%의 성장을 기대해서는 실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일국적으로 자본주의화가 완성되었기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더 이상 고성장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4-6% 성장이라고 한다면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최근의 경제상황을 우리가 흔히 불황이라고 하는데 이는 정확한 진단이 아닙니다. 재벌들이 초호황을 누린 반면에 내수를 중심으로 한 서민졍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양극화가 문제인 것입니다.

 

  이 양극화의 핵심에는 취업노동자의 60%에 이르는 비정규직이 있습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상시적으로 고용불안에 떨어야 합니다. 이런 조건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구매력이 낮을 수 밖에 없고 덩달아서 내수가 침체되고 중소상공인들이 항상적으로 불황상태에 놓여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최근의 서민경제의 불황은 경기적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이 구조를 혁신하지 않는 한 양극화는 해소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열린우리당의 증세론이나 한나라당의 감세론은 양극화 해소가 아니라 양극화의 고착화일 뿐입니다.


  이제 노동자와 서민들은 분명한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노동자 서민들의 발등을 찍을 보수정당에 기표할 것인지, 노동자 서민 살리기의 의미를 담고 있는 진보정당에 기표할 것인지를 말입니다. 알고보면 보수정당에 기표하는 것은 사표가 아니라 살표(殺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