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 노동자의 눈

'옥쇄파업' 6일차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8. 21.

# 8/21 오후 3:00

 

오전 9:30분부터 9대 임원선거 합동유세가 있었다.

 

기호4번 정일권후보가 먼저 유세를 했고, 뒤를 이어서 기호3번 정주용후보, 기호2번 이성기후보, 기호5번 박금석후보, 기호1번 한상균후보가 차례대로 유세를 했다.

 

재교섭이 열리기 직전이었고 담당 대의원들이 인원체크를 하면서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특히 옥쇄파업 기간에기에 주,야간이 따로 없었고 창원지부와 정비지부 등 모든 조합원들이 참여를 하여 어느때보다도 유세현장은 관심이 뜨거웠다.

 

그렇지만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는 유세방법과 새롭지 않은 후보들, 내리찌는 태양볕 아래 이글거리는 아스파트 위에서 조합원들은 대오를 이탈하기 시작했고 마지막 후보의 연설때에는 빠진 자리가 많았다.

  

오전 10시부터 본관 1층에서 노사교섭이 진행되었다.

교섭장소인 본관건물에는 교섭에 경과를 보기위해 취재진을 비롯해서 몇몇 간부들과 조합원들이 드문드문 모여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12시에 외출을 했다.

옥쇄파업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외출증을 미리 끊어 놓았다.

 

이마트에 가서 침낭를 구입했다. 오늘 저녁부터 잠자리를 옮기기 위한 조치였다. 그리고 송탄공단에 농인들이 일하는 사업장에 들렀다. 매주 1회 이상 방문하는 사업장인데 수염을 기른 모습을 처음 봤는지 이상한 듯 갸웃거리며 '왜 깍지 않냐'고 묻기도 하였다.

  

오후 2시가 되어서 회사로 복귀했다.

오전교섭이 벌써 끝난 모양이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대의원를 통해서 사측이 제시한 (안)을 구할 수 있었다.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기 위해 분주하다. 사측의 제시한 (안)을 면밀히 분석해 보았다.

 

요약해보면 이렇다.

 

'회사의 생존과 고용유지를 위한 회사 제시안'을 보면 '정리해고 철회' 대신 노동조합의 '대폭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1. 임금 및 제수당 동결

2. 복지부문 2년간 시행중단

3. 생산운영 및 인력운영 권한 회사에 위임

4. 강력한 인력재배치 및 거부자는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

5. 정규직 여유인력 하도급 라인에 배치

6. 필요시 신규채용 중단 대신 한시적 인원투입

7. 상기의 노력 외에도 고용안정을 위한 휴업, 순환휴직, 희망퇴직

8. 노사관계의 불합리한 관행 과감히 개선

 

 

# 8/21 오후 5:50

 

사측이 던진 "회사의 생존과 고용유지를 위한 회사 제시안"을 보면 앞이 캄캄해 보인다.

 

매각당시 약속했던 '특별협약'은 아예 휴지조작으로 여기고 있다. 노동조합을 아예 교섭의 파트너가 아닌 '허수아비'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듯하다.

 

실질적인 대주주인 중국에서의 직접투자 등 향후 쌍용차의 비젼 제시는 없다. 온통 노동자들의 고통만을 요구하는 현 경영진의 악랄한 모습에서 분노가 생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잘못된 노사관행을 과감하게 뜯어 고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쌍용차 경영의 주체들이 먼저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불합리한 노사관행을 통해서 자리를 유지해 왔던 낡은 경영진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참 노동자의 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쇄파업' 8일차  (0) 2006.08.23
'옥쇄파업' 7일차  (0) 2006.08.22
본관은 치외법권(?) 건물이라도 되나!  (0) 2006.08.20
'옥쇄파업' 5일차  (0) 2006.08.20
'옥쇄파업' 4일차  (0) 200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