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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옥쇄파업' 8일차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8. 23.

# 8/23 오전 8:00

 

어제 저녁 늦게 마무리된 교섭에서 '투자이행' 부분에 대해서 논의가 된 모양이다.

 

촛불집회에서 몇몇 조합원들이 질의가 있었지만 김규한직대는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무마하기 일쑤였고 노노분열를 야기시키지 말라며 오히려 조합원들을 선동하고 있었다.

 

많은 조합원들이 집결한 집회장소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알지도 못하면서 인기성(?) 발언이나 했다가는 오히려 비난을 받을 것이고 선거용이라면 표가 떨어질 것이 뻔하다. 조합원들이 바보는 아니기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8대 집행부보다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을 갖고 있는 조합원들도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자유발언 등을 통해서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주어담아 노동조합의 요구안으로 만들어야 함에도 김규한직대는 선전,선동하지 말라고 한다.

 

선전,선동이야말로 김규한직대나 집행간부들만 이용하는 전유물인 줄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내실없는 옥쇄파업, 군중심리를 이용한 일방적인 선전,선동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 8/23 오후 9:20

 

노사교섭이 마무리되는 분위기였다.

저녁 식사시간이 끝난후 각 후보 선대본 운동원들이 본관 로비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곧바로 조립1팀 조합원들이 본관 앞으로 집결했다. 양보교섭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교섭위원들을 압박해 나갔다.

 

잠시 뒤에 사측은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교섭장소를 떠났다. 김규한직대는 본관앞에 모여있는 조합원들에게 오히려 화를 내면서 선대본 관계자들을 비난했고 잠정합의도 만들지 않았는데 왜 교섭을 방해하냐며 억울하다는 듯 화를 내며 퇴장했다.

 

뒤이어 정비지부 조합원들도 본관 앞으로 집결하여 양보교섭을 규탄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촛불집회 시간이 되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초를 지니고 있지 않았고 노동조합도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교섭 '보고대회' 형식으로 간단히 집회를 열었다.

 

김규한직대는 진정으로 조합원들을 위하는 길이 무엇이냐며 눈물을 흘리는 등 울먹이면서 교섭보고를 마쳤고 내일은 교섭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업가'를 부르면서 보고대회를 마쳤다. 

 

 

 

### 쌍용차의 위기는 어디에서 왔나!

중장기적인 대책이야 당연히 투자부분이다. 그렇지만 단기적인 처방도 필요하다. 영업전략이 없다.

대부분이 공감하는 '판매량 극감'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특히 어제 '투자이행'에 대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서로 수용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 냈지만 영업부분은 2009년까지 개선한다고 명시되어 있을 뿐이다. 즉 2009년까지는 생산능력에 비해 휠씬 떨어지는 영업활동으로 생산은 계속 위축될 것이고 2교대 근무체계가 무너지는 등 특히 내수판매는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  

 

먼저 대우자판과 영업 공유 및 공동 판매가 이루어질때는 지금처럼 영업이 저조하지는 않았다. 약 650개의 대우자판 영업망이 갖고 있는 쌍용차 판매량은 약 60%정도를 차지할 정도였다.

 

대우자판과 결별까지 고민했다면 대체할 수 있는 영업망을 미리 확충하는 등 판매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충분한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 장기발전을 위해 유지 및 확장해야 된다는 특별협약 합의사항도 지키지 않았다.

 

수수료가 6~8%로 일반적인 판매 수수료를 넘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 뿐 지금처럼 판매량이 극감하면서 생산까지 위축되어 쌍용차의 위기를 자초하지는 말았어야 한다.

 

또한 상하이로 매각전에는 쌍용차의 대 중국수출이 년 1,000대(2004년)로 계속 상승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상하이 매각 이후에는 년 200대(2005년)로 알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10배나 줄어든 숫자이다.

 

쌍용자동차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들의 환상은 무참히 깨질 수 밖에 없다. 상하이 자본의 쌍용차 인수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으로의 수출은 엄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었고 특별협약에 문서로 약속까지 하였기에 더욱 그렇다.

 

2009년까지 영업환경을 개선하여 내수시장이 얼마나 복원될지는 모르지만 그 시기는 더욱 앞당겨야 한다. 옥쇄파업을 풀어도 연일 계속되는 '계획정지' '잔업, 특근 취소' '2교대 근무제 폐지' 등등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은 계속될 것이다. 고용불안을 끝장낼 획기적인 영업전략이 세워져야 한다. 

 

생산능력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영업망 확충과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하이 측의 책임있는 대책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