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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옥쇄파업' 9일차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8. 24.

# 8/24 오전 6:30

 

옥쇄파업이 진행된 후 제시간에 자서 정상적으로 깨어난 날이 처음인 듯하다.

이른 아침이지만 몇몇 조합원들은 직접 찾아와 궁금하다며 대화를 요청한다. 근심 걱정들이 많아 보였다. 특히 어제 교섭장 밖에서의 분위기가 정상적이냐고 물어오는 요지가 많았다.

 

교섭장 밖에서 몇몇 대의원들이 조합원들을 조직하고 조합원들은 자발적으로 집결하여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는 행위들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본다. 물론 사측의 교섭위원들은 당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 교섭위원들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이해하고 받아드려야 한다. 해방공간에서의 조합원들의 울분과 분노, 또는 다양한 요구들을 하나로 모아내어 교섭 협상에서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이 파업현장(해방공간)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당연하고 용기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지도부가 지나치게 자제시키려는 통제 방식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지도부가 조합원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동원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지는 않은지, 통 크게 받아들릴 자세가 되어 있는지를 되돌아 봐야 한다.

 

 

# 8/24 오후 4:20

 

오전 대의원 간담회에서는 전재환 금속연맹위원장이 직접 내려와 조언(?)을 하였고, 오후 대의원대회에서는 교섭을 촉구하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하였다.

 

창원지부 조합원들은 본관앞에서 교섭을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열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교섭을 촉구하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규한직대는 어제 교섭이 결렬되면서 오늘은 틀립없이 교섭을 하지 않겠다고 했음에도 조합원, 대의원들의 교섭촉구 요구에 못이기는 척 하면서 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4시 30분에 느닷없이 전체 집회를 여는 것도 교섭테이블에 들어가기 위한 명분과 절차를 밟기 위함으로 보인다.

 

 

# 8/24 오후 7:30

 

전 조합원 집회가 끝나고 오후 7시부터 막판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사측이 어떠한 안을 가지고 최종안이라고 사기(?)칠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노동조합이 사측의 입맛대로 양보교섭에 철저히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자체 요구안도 없이 매번 빈손으로 교섭에 들어가는 노측 교섭위원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2006년 임,단협은 내팽겨치고 사측의 요구안을 가지고 수정을 하는 것이 지금의 교섭의 내용이고 분위기다.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이 뇌물수수 비리협의로 구속되었고 나머지 임원들도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검은 돈이 건내졌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비리 집행부로 낙인 찍힌 8대 집행부 내부를 보면 최악의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최악의 노조 집행부가 최선의 안을 가지고 나올 수는 없다. 이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노조 집행부는 '정리해고 철회'의 큰 성과를 냈다고 자랑하고 있는 듯하다.

 

사측은 애초부터 '정리해고'라는 과장된 전략으로 비리 지도부를 공략하였고, 비리 집행부는 자신들의 치부(?)를 조금이라도 덮어보려고 사측의 무모한 요구에 무방비로 농락당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사측에 약점을 잡힌 비리 지도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방어전략으로 대폭 수정이다. 비리가 터지기 전만해도 임단협 요구안을 준비하면서 2006년 투쟁을 차근차근 준비해 오지 않았는가!

 

'최강노조''완전고용 쟁취'는 감옥안에서 통할지는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새빨간 거짓임이 밝혀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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