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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옥쇄파업' 15일차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8. 30.

# 8/30 오전 7;30

 

어제 밤 8시가 넘어서 노,사교섭이 끝났다.

 

사측의 최종안은 오늘 오전 10시 교섭이 재개될때 내 놓겠다고 한다. 부결되었던 지난 잠정합의안과 어떻게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 금속연맹 '금속결의대회'는 교섭을 핑계로 쌍용차에서 개최되는 것을 포기한듯 싶다.

 

금속연맹에 교섭권을 위임한다고 해놓고 번복한 것이나, 기아차노조와 교류 연대집회 계획 무산, 연맹 금속결의대회 무산 등 쌍용차 구조조정 투쟁을 확대시키려는 계획은 모두 무산되었다.

 

금속의 사업장들과 연대하고 강력한 연대의 힘을 바탕으로 교섭력을 높이는 것이 기본인데 8대 집행부는 관심도 없고 오히려 확대되는 연대투쟁을 부담스러워(?)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질적으로 보면투쟁을 한답시고 흉내만 낼뿐 애초부터 실력도 의지는 없없던 것으로 보인다.

 

 

# 8/30 오전 11:50

 

교섭이 정회를 거듭하고 있다.

 

'인력재배치'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인 듯 하다. 지난 잠정합의안에 '협의'사항을 '합의'로 수정하자는 것이 노동조합의 요구이다. 사측은 '구조조정 철회' 대신 '노동의 유연화' 만큼은 뒤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은 조용하다. 출입문 통제도 없고 자율적인 규율도 없다. 그렇다고 '옥쇄파업'의 프로그램도 없다. 오로지 노,사교섭 결과에만 목메여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9대 임원선거 결선투표를 앞두고 결선에 진출한 기호 4번, 5번 후보진영이 다녀갔다. 조합원들은 '그 나물에 그밥'이라고 '향후 2년도 희망이 없다'며 폄하한다. 두 후보진영마다 노동조합에 좀(?)먹고 있는 후보들이 끼여 있다는 것이다. 

 

일명 '밧데리' 직원들이 건재를 과시하듯 두 후보진영(계파)에 포진하고 있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결선투표는 다가오고 있지만 선택의 기준이 없다. 답답할 뿐이다.

 

 

# 8/30 오후 6:50

 

5:30분 저녁을 먹는 시간에 잠정합의안이 극적(?)으로 도출되었다. 지난주에 부결되었던 합의안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조합원들의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수렴해서 노동조합의 요구안으로 만들어 교섭을 해봤지만 허사였던 것이다.

 

오전 교섭이 결렬되면서 차기 집행부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투쟁과 교섭이 이관되는 줄 알았다. 4시간 가까이 대의원대회에서 불필요한 논쟁을 하더니 4;30분에 갑자기 전조합원 보고대회를 하였다.

 

마지막 교섭에 들어가기전 김규한직대는 조합원들에게 마치 협박(?)이라도 하듯이 간절히 호소하기도 하였다. 진짜 싸움이 필요할때 싸움을 포기하려는 비겁하고 나약한 모습 그대로다.

 

'정리해고 실시' 후에 노동조합이 무슨 힘으로 싸우냐며 자신과 8대 집행부의 무능력과 백기투항(?)을 합리화 시키려는 보고대회가 되었던 것이다.

 

오후 7:30분부터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진행된다고 한다. 깜깜해진 저녁시간에 투표를 한다는 것도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지만 얼마나 8대 집행부가 조급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게 해서 바뀐것이 있다면 찬,반투표에서 가결된다면 내일 휴뮤일이 된다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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