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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전자사원증 도입, 성공할까?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12. 12.

현재 회사가 추진중인 식수관리를 위한 전자사원증 도입은 노,사가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8대 집행부때 불신임 총회를 철회하는 날(7월 7일) 큰 틀에서 합의되었고, 9대 집행부 출범이후 11월 22일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합의되었다.

 

전자사원증은 내년 1월말까지 시범실시 후에 2월부터 전면가동할 계획이다. 협의안건을 보면 노동조합의 요청사항으로 "전자사원증은 식수인원 체크외 사용은 금지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전자사원증 도입 범위에서 "단, 목적외 확대 시행시 노동조합과 합의하에 실시하여야 한다"라고 여운을 남겨 두었다.

 

전자사원증 도입의 최종 목적이 식수관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근태관리까지 확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는 것이다.

 

전자카드는 쌍차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뿐만이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들, 그리고 출입하는 외부인들까지 모두 이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시범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12월 현재 식수를 확인하기 위한 전자카드 활용은 소수에 불과하고 윗사람(?)들은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또한 식수관리 뿐만 아니라 출,퇴근과 외출, 외근 등 근태관리까지 확대시켜야 일그러진 기초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다. 기초질서를 무너뜨린 가장 큰 책임은 회사의 경영진과 고위간부들, 그리고 노조 간부들일 것이다. 물이 위에서부터 내려오듯 무원칙과 무질서도 위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 원칙과 상식을 지키고 무너진 기초질서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통이 따르겠지만 방치할 수 만은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식수관리가 되든 근태관리가 되든 위에서 합의하고 아래로 강제하는 방법으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체어맨을 비롯해서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회사 경영진을 비롯한 고위 관리직원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노조 간부조끼나 간부명찰만 달면 모든 자유(?)을 누릴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노동조합 임원 및 간부들부터 낡은 권위적인 행태들을 버리고 동참해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전자사원증은 무용지물에 불과할 뿐이며, 힘없고 빽(줄?)없이 묵묵히 일하는 일반노동자들에게만 강요되고 지켜지는 '족쇄'로 전락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예외가 없이 구성원 모두가 지켜야 되는 민주적인 통제는 아름답고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전자사원증 미소지자가 식당 이용할시, 또는 전자사원증을 의도적으로 활용하지 않을시 등 부작용 및 보안 시스템 설치를 노동조합에서 요청했으니 회사가 어떤 대책을 내올지 두고 볼 일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위에서부터 아래로', '모든 구성원들이 예외없이"라는 두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