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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를 배우려면

한국수화 문장의 종결방식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5. 26.

한국수화 문장의 종결방식

 

농인의 언어인 수화를 연구하려는 노력은 1960년대초에 스토키(Stokoe)에 의하여 수화소를 제시하면서 수화를 하나의 언어로 연구하려는 활동이 시작되었다.

 

수화를 이루는 수화소를 수형, 수위, 수향, 수동으로 제시하고 이것이 수화를 이루는 구성요소로 보았다.

 

그리고 1970년대 이후로 미국수화의 통사론과 관용수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수화는 자연발생적인 교유한 문법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었고, 수화의 통사론에 수지기호와 함께 비수기기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농인이 사용하는 비수기기호가 문법적인 중요한 요소임이 증명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들어와서 통사론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면서 비수지기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수화문형사전(한국표준수화규범제정추진위원회)에서는 수화의 단어 배열이 한국어의 배열순과 다름과 비수지기호가 문법에 영향을 줌을 나타내고 있으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국수화문형사전에 제시된 한국수화 문장의 종결 방식

 

<감탄문>

수화자가 시화자를 별로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수화의 감탄문은 서술어의 동작을 하며, 동시에 종결표정이나 감탄의 몸짓을 가진 단어로 종결되며, 한국어와는 달리 격식체와 비격식체가 따로 없다.

 

#  아이고 + 춥다

=> 아이고! 추워라

 

#  과거 + 모습 + 그대로(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리며/눈,입 동작)

=>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있구나

 

#  이것 + 너 + 기대하다 + 같다(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크게 뜨며/고개,눈 동작)

=> 이것이 네가 가지고 싶어하던 장나감이로구나

 

#  오늘 + 달 + 참 + 밝다(기분이 좋아서 웃는 표정을 지으며/좋은 표정)

=> 오늘은 달도 밝구나

 

<의문문>

수화자가 시화자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수화의 의문문은 표정이나 물음(?)으로 종결된다.

 

#  늦다 + 왜(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의문 표정)

=> 왜 늦었니?

 

#  글쎄 + 무엇 + 할 수 있다(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고개,의문 표정)

=> 글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너 + 감기 + 걸리다(묻는 표정을 지으며/묻는 표정)

=> 너는 감기에 걸렸니?

 

<물음표?>

#  그 + 그만두다 + 진짜 + 물음표(?)

=> 그가 설마 그만두기야 하겠나 

 

<형용사의 기본형>

#  기계 + 소리 + 이상하다

=> 기계 소리가 이상하다

 

<형용사구>

#  누나 + 외국 + 생활 + 익숙하다 + 되다

=> 누나는 외국 생활에 익숙해졌다

 

<보어 형용사>

#  나 + 회사 + 그만두다 + 나 + 잘못 + 아니다

=> 내가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것은 나의 잘못 때문이 아니다

 

<명사>

#  그 + 농 학교 + 교사

=> 그는 농 학교 교사이다

 

<대명사>

#  책상 + 있다 + 연필 + 사라지다 + 어디

=> 책상에 있던 연필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수사>

#  말 + 되풀이하다 + 셋

=> 똑같은 말을 세번 되풀이하였다

 

<부사>

#  그 + 걷다 + 빨리 + 빨리

=> 그는 걸음을 재촉했다

 

<시제표시>

#  할머니 + 병원 + 입원하다 + 시제표시(과거:끝)

=>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셨다

 

<동사의 기본형>

#  그 + 나 + 속삭이다

=> 그는 나에게 속삭였다

 

<동사의 과거형>

#  버스 + 지금 + 떠나갔다

=> 버스가 막 떠나갔다

 

<동사구>

#  나 + 그 + 부탁 + 거절하다 + 못하다

=> 나는 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보어 동사>

#  형 + 음악가 + 되다

=> 형은 음악가가 되었다

 

<명령문>

수화자가 시화자에게 어떤 행동을 하도록 강하게 요구하는 명령문은 '말다'와 같은 부정 용언이 사용될 수 있으며, 명령형의 동사, 동작이 명령 또는 시키는 의미를 포함하는 동사, 명령형 종결표정 등으로 종결된다.

 

#  부모 + 기대다 + 말다(말다)

=> 부모에게만 기대지 마라

 

#  붕대 + 갈다 + 갈다 + 부탁하다(부탁하다)

=> 붕대를 자주 갈아 주세요

 

#  무엇 + 생기다 + 연락하다 + 주세요(동사의 명령형/가져오라, 오라, 주세요, 해, 하여라, 해봐)

=> 무슨 일이 생기면 저에게 연락해 주세요

 

#  나 + 주목하다(동작이 명령 또는 시키는 의미를 포함하는 동사)

=> 나를 주목하세요

 

#  무엇 + 생기다 + 연락하다 + 꼭(바라보며 다짐하는 표정을 지으며/다짐 표정)

=> 무슨일이 생기면 내게 꼭 연락해라

 

#  오늘 + 끝 + 끝(눈을 크게 뜨며/ 눈 동작)

=> 이제 그만해

 

#  계속 + 전진하다(명령하는 표정을 지으며/명령 표정)

=> 계속 전진해라

 

#  장애물 + 치우다(시키는 표정을 지으며/시키는 표정)

=> 장애물을 치워라

 

#  빙판길 + 조심하다(요청 또는 부탁하는 표정을 지으며/요청 표정)

=> 빙판길을 조심하여라

 

#  찬성하다 + 거수하다(좌우로 둘러보며 묻는 표정을 지으며/좌우 묻는 표정)

=> 찬성하시는 분은 거수해 주세요

 

<청유문>

수화자가 시화자에게 어떤 행동을 같이 할 것을 요청하는 청유문은 유형의 동사, 명사(예:끝), 부사(예:그만) 등의 반복동작, 청유형 종결표정 등으로 종결한다.

 

#  가라앉다 + 부탁하다

=> 마음을 가라앉히자

 

#  책 + 가져가자(동사 청유형)

=> 책을 가져가자

 

#  이야기 + 그만 + 그만

=> 이야기를 그만 하자

 

#  이야기 + 끝 + 끝

=> 이야기를 그만 하자

 

#  늙다 + 사람 + 자리 + 양보하다('어때' 또는 '그러자'고 할때 짓는 표정을 지으며/어때 표정)

=>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자

 

#  나가자 + 놀다('같이 하자'는 또는 권하는 표정을 지으며/하자 표정)

=> 나가서 놀자

 

#  모두 + 철망 + 없애자(고개를 끄덕이며 같이 하자는 표정을 지으며(고개,하자 표정)

=> 목든 철망을 없애자

  

수화를 사용함에 있어서 단순히 수화단어를 나타내는 것이 수화문이 완벽해지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고찰이 필요하겠지만 농인이 전통적으로 사용해 오는 표정과 동작은 수화를 언어답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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