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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수화통역사를 초대한 홍진HJC분회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0. 3. 25.

 

(주)홍진HJC에서 만드는 오토바이 헬멧

 

용인에 위치하고 있는 (주)홍진 HJC에 다녀왔습니다.

회사에서 초대를 한 것이 아니라... 금속노조 홍진 HJC 분회(노동조합)에서 초대를 한 것입니다...

 

홍진 분회장님과 먼저 간단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주)홍진 HJC는 오토바이 헬멧을 만드는 단일품목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담다...

 

하지만 상시적인 구조조정으로 노동조합과 대립를 자초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두차례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떠났음에도 구조조정은 멈추질 않고 있는 것이죠....

 

2007년에 노동조합을 처음 만들때 조합원이 120여명이었는데... 현재는 16명만 남았다고 하네요...

그중에 농인이 2명 있었습니다.

 

일반 기업체에 수화통역을 다녀본 경험이 많지만... 인력 구조조정 사업장에 농인들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아니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었겠죠!~~ 암튼 이번 방문은 흔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오후 6시가 약간 넘어서 농인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농인들은 회사에서 일감을 외국으로 빼돌려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었으며, 근무외 시간까지 일방적인 장시간 노동에 불만이 있어 노동조합을 믿고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다른 수화통역사가 일주일에 한번정도 회사를 방문하는데 회사입장만을 전달하고 간다고 하더군요...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노동조합 입장을 대변하는 수화통역사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아니 노동조합에서 수화통역사를 채용하거나 수화통역 의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농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농인들은 홍진 분회장님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수화를 배우라고 하더군요... 농인이 노동조합을 이해하고 배우고 있듯이... 노동조합 간부도 조합원 중에 농인이 있다면 당연히 수화를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지금까지는 글로 써서 대화를 해왔지만... 농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어는 외국어와 같이 어렵습니다. 농인입장을 좀 더 배려할 줄 아는 노동조합과 간부들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만찬(?)이 마무리 될무렵 홍진 분회장님도 수화를 배우겠다고 결심 하더군요...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농인들과 함께 지내면 수화는 금방 배울 수 있습니다. 분회장님, 용기 잃지 마시고 열심히 배우세요!~~  

 

기사를 뒤져보니까... 지난해 12월 16일 한국경영인협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홍진HJC의 홍완기 회장을 선정 하였더군요! ...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입니다...ㅋㅋㅋ 

 

홍진HJC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으로 회사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어 놨더니... 이제는 쓰레기처럼 버리겠다!~~ 

 

(주)홍진HJC을 경영하는 홍완기 회장님과 홍사장님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네요... 

홍회장과 홍사장님, 국적을 아예 해외로 옮기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