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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뭐길래

MB와 조중동에게 가장 공정한 인사란?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0. 12. 17.

MB와 조중동에게 가장 공정한 인사란?
포항 사투리를 전 군에 퍼지게 하는 인사라는데

 

"군대다운 군대 만들겠다는 의지 반영" 조선일보
"군사 전문성 갖춘 야전 작전통 대거 진급" 중앙일보
"야전 작전통 대거 발탁 전투 병과 첫 여장군 탄생"
동아일보

 

 

 

▲ 17일자, 조선일보 8면 

 
   

 

16일 이뤄진 군 인사와 관련하여 조중동은 나란히 '군대다운 군대', '군사 전문성', '야전 작전통'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유의성을 강조했다.

조선과 중앙은 '2년 임기의 한시적 장군'이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은 채, 전투병과에서 처음으로 여성 장군이 나왔다며 송명순 준장의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조중동의 보도는 '연평도 사태'에서 드러난 군 조직의 무능함과 부실함을 이번 인사를 통해 황급히 지워내려는 정부의 의도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는 기사였다.

지난 15일 군 고위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던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군 인사는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국방장관이 가장 공정하게 했다"며 자찬했다. 

 

하지만 군 인사에 대한 야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가장 문제되고 있는 것은 새로 임명된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다.

전임자가 부적절한 부동산 투기 문제로 낙마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 야당의 공통된 지적이다.

 

신임 김상기 육군 참모총장은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집을 3채나 보유하고 있다.

실제 경작하지 않는 농토를 소유하여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재산 형성 과정 곳곳에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의 인사는 영남출신으로서 4대 불법(위장전입·부동산투기·병역기피·세금탈루)과목 이수자로 선발된다는 것이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대통령 동향 후배 정실인사 논란에 이어 불법부동산투기 의혹까지 제기된 김상기 육참총장은 사퇴하는 것이 순리"라고 비판했다. 

 

김상기 신임 참모총장의 출신 지역 역시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군 인사를 가장 공정히 했다고 주장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포항사투리를 전 군에 퍼지게 하는 인사가 공정한 인사인지 묻고 싶다"고 힐난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역시 "특정지역으로 싹쓸이 한 (군 인사는)17년 만에 처음"이라며 "공정사회와 거리 먼 인사"라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사무총장 여기에 더해 "(대통령이)공정의 개념이나 알고서 그런 용어를 썼는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군 작전 중 휴가를 다녀왔던 김상기 총장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중동의 군 인사 보도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전혀 담기지 않았다.

대신 국방부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 "전문성과 야전형을 중시했다", "군대다운 군대 만들겠다는 의지"(조선일보), "송명순 대장 히스토리"(중앙일보),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한 과감한 발탁", "야전 작전통 대거 기용"(동아일보) 등이 강조됐다.

 

보도 자료를 그대로 옮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기자'라고 하는 사회적 직업의 필요성은 거기에 있지 않음은 분명하다. 더욱이 평소 조중동은 '국방'과 '안보'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표해왔다.

군 조직의 무능함과 부실함에 대해 어떤 매체보다 강한 불만을 제기해왔었다. 실제로, 연평도에서 사격 훈련이 재개되는 것에 조중동만이 환영 논조를 보였을 정도로 군사 문제에 관한 조중동과 다른 매체들의 온도차는 확연하다.

 

그래서 이번 군 인사에 대해 조중동은 다른 매체들의 본보기가 될 정도로 강한 비판 의식을 보여줬어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의 정체성과 체면에 최소한이나마 일관성을 주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중동은 이번 군 인사와 관련해 아무런 취재도 않고 존재하는 비판의 목소리프레임에서 누락한 채 보도했다. 스스로 형성한 언론으로서의 정체성, 기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며칠 새에 화끈하게 망각한 모양새다. 


 

(폄) 미디어스...http://www.mediaus.co.kr/ 김완 기자 ssamwa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