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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의사와 수화통역사를 믿으세요!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2. 1. 11.

 

농인이 보낸 문자메시지

 

성빈센트 병원에 수화통역 다녀왔습니다.

농인 여성이 이비인후과에 예약을 해놓았는데 수화통역센터에 통역의뢰를 했으나 예약이 너무 밀려 저에게 의뢰를 한 것입니다.

 

시간 맞춰 도착하여 농인과 간단한 대화를 나눈 뒤...진료는 약 5도 안되서 끝났습니다.(큰 병원이 다 그렇죠!~~ㅋㅋ)

의사는 약만 한달치 처방해 주었고, 약을 받고보니 약이 바뀌었다고 하소연을 하더군요...ㅜㅜ

 

농인은 자신이 원하는 약이 아니라며 저(수화통역사)에게 따지듯이 얘기했습니다.

"역류성 식도염"과 "물혹" 이라고 지화를 쓰면서 "물혹과 관련된 약은 싫다"고 하더니... "통역이 잘못 되어 자신이 한 얘기와 어긋났다"며 화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의사를 다시 만나 약을 바꾸자"고 하면서 저를 끌고 갈려고 하였습니다.

순간 황당하여 자세히 얘기 좀 하자고 하였고..."겉모습만 보지말고 약 성분과 효능(효과)를 한번 보자"고 하여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약 봉지 안에 있는 '설명서'를 보니까...농인이 원하던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 맞았습니다.

농인은 "아!(허허허)"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하더군요...ㅋㅋ

 

자신의 직감(?)만 믿고 의사나 수화통역사를 의심한 농인에게 따끔하게 충고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진료를 받을때는 의사를 믿고, 나(수화통역사)를 부를때는 수화를 믿으라고...믿지 못하면 앞으로 나를 부르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