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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아버지와 딸이 함께 울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2. 2. 13.

 

 

어제 수화통역을 다녀왔는데 기막힌 사연이라 소개를 합니다.

병점역에서 수화통역을 의뢰한 농인 여성 2명을 만났습니다. 자매인데 지난 설 연휴때 아버지에게 칼을 들이대면서 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두 농인 자매는 현재까지 성장하면서 부모님과 진솔한 대화보다는 욕설과 멸시를 받으면서 살아왔다고 합니다. 특히 아버지의 대한 기억은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 두 농인 딸에게 화를 내는 모습만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4남매 중에 농인은 둘 뿐이라 가족들이 대화를 나눌때도 늘 소외받으면서 지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낭비적인 소비생활로 집안에 돈이 모아지지 않아 갈등이 지속되었고 하던 일이 잘 안되어 항상 스트래스을 받았다고 합니다.

다른 자식들과는 대화를 원활하게 나누면서 지내왔으나 두 딸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두 농인 자매는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으나 아버지는 수화를 배우지 않아 모르고 수화통역사를 활용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농인 딸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 못해 엇갈린 관심과 사랑(?)으로 지내왔던 것이었습니다.

두 농인 자매는 자신의 운명을 탓하면서 "아버지가 밉다"고 하였고, 아버지는 "두 딸과 대화하는 방법을 몰랐다"면서 "나쁜 모습만 보여줬다"고 후회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두 딸 앞에서 화내는 모습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필요할때마다 수화통역사를 불러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하였습니다.

두 농인 딸이 받아 드리면서... 아버지는 눈물을 보였고, 두 딸도 아버지의 진심을 알면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두 농인 여성은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월세방에 살고 있었으며, "계약기간이 되어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보증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조금만 더 기다려라"고 하면서도, "지금은 돈이 없다"면서 "강원도 땅이 팔리면 빌라주택을 하나씩 얻어 주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집안이 이게 뭐냐?"면서 "필요한 물건을 당장 구입해야겠으니 함께 시장에 가자"고 합니다.(갈등이 좀 풀린 듯~~)

약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결과 모두가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버지와 두 농인 딸의 관계가 좋아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