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과학기술진흥원의 최종평가위원으로 위촉받고 처음으로 평가의 자리에 참여했습니다.
중소기업인 (주)ㅇㅇㅇㅇ에서 개발한 '수화번역시스템'을 평가하기 위해 수화통역전문가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평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평가항목은 '수화 단어 정확도' '수화문장 전환기술' '미보유단어의 지화처리 기술' '번역된 수화문장의 정확도' '문장 수화번역 처리속도' 등 이었습니다.
테스트를 위해 몇가지 문장을 만들어서 입력해 보았습니다.
"여기는 수원입니다" => 에서는 '여기'라는 단어가 입력되어 있지 않아 '지화'로 처리 되었고요.
"왔습니다" => 에서도 '지화'로 표현되었습니다.
"어디에 사십니까?" => 에서는 물건을 살때 사용되는 '사다'로 표현되었습니다.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 '살다'라는 수화가 아닌 '살(고기)'로 표현되었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 에서는 버스에서 내릴때 사용하는 '내리다'로 표현되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 에서는 '불이 나다'로 표현되었습니다.
2,500단어를 입력했다고 하지만 '번역된 수화문장의 정확도'에서는 '동음이의어'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똑같은 단어라 할지라도 앞뒤 상황에 따라 수화표현이 달라져야함에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죠.
방송국이나 교육시설 등 수화통역 서비스의 양과 질을 한층 높이기 위해 야심차게 개발된 '수화번역시스템'은 아직 멀기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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