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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협회

어용협회가 말하지 못하는 숨겨진 사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9. 11. 4.

 

<어용협회가 말하지 못하는 숨겨진 사실>

 

1년에 한번 매년 이맘때면 국가공인 수어통역사가 배출됩니다.

연수 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2차 실기 합격은 곧 자격시험 합격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새롭게 합격한 수어통역사들에게 협회가입을 안내하는 KASLI 한국수어통역사협회(어용협회)의 감언이설이 애처롭습니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없듯이 달콤한 얘기로 협회에 가입한들 시간이 지나면 후회만 돌아올 뿐입니다. 실망스런 비밀(?)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죠.

 

첫째, 수어통역사 협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적 지위가 필요합니다.

 

어용협회는 이미 법인으로 승인 받은 사단법인 한국수어통역사협회(한수협)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습니다.

어용협회는 유사단체일 뿐이며, 설립과정부터 한농협(전지도부)의 차별적이고 편파적인 개입으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또한 명칭도 이미 설립되어 있는 사단법인 한국수어통역사협회(한수협) 고유 명칭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복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어통역사 단체와 어울리지 않게 태생부터 비윤리적입니다.

 

둘째, 협회는 설립목적과 정체성이 중요합니다.

 

어용협회는 청각장애인통역사와 수어통역사가 함께 회원으로 있어 수어통역사 권익을 온전하게 대변할 수 없습니다.

이미 청각장애인통역사 중 일부가 센터장(지회장)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서로의 권리나 이익이 충돌할때 수어통역사를 대변할 수가 없는 정체성을 지녔습니다.

 

 

일부에서는 수어통역사와 청각장애인통역사가 같다(?)면서 협회를 함께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그런 기준(?)이라면 한국농아인협회 정관부터 뜯어 고쳐야 될 것입니다.

수어를 아무리 잘하는 청인이라도 농아인협회에 회원으로 둘 수 없듯이, 수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통역사를 수어통역사협회에 회원으로 둘 수 없는 것이 기본 상식이며, 다수의 의견입니다.

 

의사와 한의사가 사람을 치료하는 같은 의료인 임에도 함께 협회를 만들지 않는 이유와 같습니다.

 

수어통역사는 청인과 농인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지원합니다.

농인의 언어인 수어를 보고 청인에게 한국어(음성)로 전달하거나, 반대로 청인의 음성(한국어)언어를 농인에게 수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 청인 => (수어) => 농인

* 농인 => (한국어) =>청인

 

청각장애인통역사는 수어통역사와 문맹농인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지원합니다.

수어를 모르는 문맹농인의 제스쳐(홈사인)을 보고 수어통역사에게 수어로 전달하거나 반대로 수어통역사의 수어를 보고 문맹농인에게 제스쳐(홈사인)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 수어통역사 => 제스쳐 => 문맹농인

* 문맹농인 => 수어 => 수어통역사

 

2016년에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 제3조 6항을 보면 "수어통역이란 한국수어를 국어로 변환하거나 국어를 한국수어로 변환하는 것을 말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수어통역사는 국어(음성언어)를 듣고 수어로, 수어를 보고 국어로의 변환이 가능한 현 청인 수어통역사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통역사”는 장애인복지법 어디에도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한국농아인협회(한농협)에서만 인정하는 특수한(?) 자격일 뿐입니다.

 

그리고 통역(사)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1.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대방의 말을 번역하여 그 뜻을 알게 해 줌

2. 또는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

예) 통역하다 : 사람이 어떤 언어를 다른 언어로 서로 옮겨 뜻이 통하게 하다"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 보더라도 통역이라 함은 서로 다른 언어를 번역, 전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국어인 영어를 잘한다고 미국인을 영어통역사라고 부르지 않듯이, 수어가 모국어인 청각장애인통역사를 수어통역사라고 부를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청각장애인통역사의 진로 등 발전방향은 무엇일까요?

 

일부 청각장애인통역사들이 어용협회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이런 기형적인 방식으로 청각장애인통역사의 위상과 자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설립 과정이나 정체성이 애매한 어용협회 보다는 독자적인 협회(명칭 변경)로 바로 세워야 합니다.

당연히 협회 대표는 청각장애인통역사가 되며, 한농협 처럼 청인이 실무를 지원할 수 있으며, 한수협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준비부터 스스로 자립할때 제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준비가 부족하다면 한농청이나 농대연처럼 한농협 산하 단체에서 출발하는 것도 괜잖다고 봅니다. 지금의 한수협과 어용협회의 분열(?)된 구조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어용협회 구성원들이 풀어가야 합니다.

 

소크라테스 등 현자들은 하나같이 '자기 자신을 알라'고 하였습니다.

모든 것의 출발점은 자신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면 세상의 어떤 명예, 학위, 부귀도 관중 없이 혼자 돌아가는 영사기 필름처럼 의미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