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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농인에게 주소를 알려주면 안되는 이유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21. 9. 19.







<농인에게 주소를 알려주면 안되는 이유>

수어를 배우면서 통역 다닌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추석 명절때가 되면 몇몇 에피소도가 생각 납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농인이 주소를 알려 달래서 아무 생각없이 알려 주었더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화물차(포터)에 쌀 1가마니(80kg) 싣고 저희 집을 찾아 온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너무 고마웠다면서 성의 표시로 쌀을 가져온 것입니다.

어느 농인은 경운기에 무우와 고구마 등 농사 지으면서 수확한 농산물을 싣고 찾아와 무척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상상도 못한 선물(?)을 받으면서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집을 옮긴 이후에는 주소를 농인에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어제도 '선물을 주고 싶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영상통화로 충분히 설명해 드렸습니다. 선물을 받을 수 없다고요.

제가 농인을 만나는 것, 통역을 다니는 것은 댓가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그 마음은 얼굴에 나타나며, 느낌으로 알 수 있습니다.

추석연휴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