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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민주적인 방법으로 '질서'를 잡자!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6. 12.

중식시간에 외출를 하는데 꼭 '외출증'을 끊어야 되는가?

어찌보면 지극히 상식적일텐데 '외출증'을 갖고 출입하는 직원이 바보 취급받는 회사가 바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이다.

 

최근에는 중식시간 전후로 계획정지가 있어 정문을 비롯한 출입문을 이용하려는 직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비조합원들이 2~3명씩 조를 짜서 출입문을 이용하는 직원들을 통제하고 있다.

 

할일이 그렇게도 없는 모양이다. 가끔 불필요한 몸싸움과 언쟁도 생긴다. 회사입장에서보면 불가피한 조치로 볼 수 있지만 시간과 인력낭비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언제까지 과거에 써먹었던 고급(?)인력을 동원하여 육체적으로 통제를 할 것인가? 아니 통제가 지속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가?

 

출퇴근 '출입카드'로 무질서한 근태관리 및 시간관리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출근하지도 않고 월급받는 등 다양한 근태은닉이 판치고 있다. 잡을려면 큰놈부터 잡아야 되지 않겟는가! 법과 질서, 상식과 사규를 성실하게 지키는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다.

 

"이놈의 회사는 원칙도 기준도 없어!" "모든 질서는 무너진지 오래야!" 등등 대부분의 직원들이 자부심이나 소속감도 없이 자포자기한 상태다.

 

출퇴근 카드는 과거 6대 집행부때 노사합의가 안되어 관리직 중심으로 일부만 설치,운영되어 왔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실패작이며 원인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출입카드를 신용카드와 겸용하여 사용할 수 있게 추진한 점(카드 수익사업)

둘째, 본관 및 공장별 출입까지 통제,관리 하겠다는 점(불필요한 통제)

셋째, 식사시 식권 대체용으로 무리하게 이용하려 한점 등

 

회사가 당시 순수하게 합리적으로 '출퇴근시 시간관리' 목적으로 계획을 세웠다면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다. 질서는 모두가 지키는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왜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해보자.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통제가 아닌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질서가 필요하다. 

 

물론 시행함에 있어서 대원칙은 '노,사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악용될 소지를 충분히 논의하고 점검하면서 합리적으로 협의를 해야 한다. 과거 '암행어사' 제도처럼 불시에 점검할 수 있는 중립적인 감시위원를 두는 방안도 괜잖다.

 

회사 중역부터 노조위원장를 비롯한 조합간부들까지 열외가 없어야 한다는 점, 위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된다는 점, 정문를 비롯한 회사 출퇴근 출입문에 한정해야 된다는 점만 지켜진다면 언제라도 괜잖다.

 

무너진 사내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누군가는 나서야 되지 않겠는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노사대표들이 헌신과 봉사정신으로 나선다면 누가 반대하겠는가!

 

진정 회사를 바로세울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