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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간부의 역할과 자세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10. 11.

*** 노동조합 간부의 역할과 자세 ***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자세'이다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요구되는 실무지식들은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공문을 잘 만들고 고충사항을 매끄럽게 처리하고 회의를 진행하는 일들은 누구나 약간의 경험을 통해 할 수 있다.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실무지식보다 더욱 중요하게 요구되는 것들은 노동자로서의 올바른 입장과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단체교섭을 비롯한 노동조합 활동의 승패를 결정짓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지식'이 아니라 '자세'이다.

민주주의 원칙에 의하여 선출되거나 임명되는 과정을 거친 노동조합 간부에게는 희생과 봉사 그리고 솔선수범의 책임이 주어진다. 그러나 그러한 책임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자세는 "희생과 봉사 그리고 솔선수범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강의를 수십번 듣는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노동조합의 중요성과 그 의의를 깨닫고 올바른 세계관과 철학에 기초하지 않는다면 올바른 간부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장기적인 추이 속에서 현실 변화의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은 부단한 노력 속에서 갖추어진다. 그러나 일단 그러한 능력을 갖추게 되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이다.

노동조합에 대한 자기 철학이 있어야 한다

노동조합의 간부는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기 철학이 있어야 한다. 노동조합의 역사적 사명에 관한 투철한 신념과 확고한 실천 의지가 있는 간부가 없다면 그 노조는 이미 친목 단체와 다를 바 없다. 그러한 신념도 없이 간부 노릇을 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얼마나 슬픈 일인가.

노동조합은 항상 미래와 충돌하여 옳게 조응해 왔다. 그 옳게 조응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역사적 사명과 역할, 노조 간부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생각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달라질 수가 없다. 미래와 충돌하여 옳게 조응하는 노동조합 간부가 되자. 노동조합은 살아 움직이는, 그야말로 숨쉬는 조직이어야 한다. 노동조합이 살아 움직이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노동조합 간부들이 살아 숨쉬고 있어야 한다.

실천력이 지도력이다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지 못한 조합 간부의 모습을 보면서 조합원들이 조합 간부 전체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게 되면, 조합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노조 활동을 진행하기는 불가능해진다. 회의와 집회, 토론 등에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서 조합원에게 참여하라고 권한다면 조합원들도 머리가 다 컸는데 누가 듣겠는가. 항상 모범을 보이고 솔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노조 간부가 되었다는 것은 당분간 '고생을 각오했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도덕적 우월성이 노조 간부의 힘이다

노동조합 간부는 특권을 갖는 특수한 지위를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로부터 봉사와 희생을 대신해 달라고 일정 기간 동안 그 행위를 위임받은 것이다. 노조 간부는 그 지위를 이용하여 조합원이 누리지 못하는 개인의 이익을 취하거나 사용자측으로부터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된다. 특히 노동조합 간부로 활동하는 기간에는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을 해야 한다.

노동조합의 조직 분규가 노동조합 간부의 윤리와 도덕의 상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노동조합이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느냐,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느냐 하는 판단의 기초가 바로 간부의 윤리와 도덕의 수준에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방정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시대에 노동조합 간부가 지방정치에 진출해야하는 당위성을 위해서라도 노동조합 간부에게는 윤리와 도덕을 내부에 정착시키는 훈련과 노력이 요구된다. 노동조합 밖에서 각계의 지도자들이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행위로 인해 국민의 배신감과 증오의 대상이 되어 온 사실에서 교훈을 얻자.

노동운동의 합법칙성을 이해하자

어느 시대에도 노동운동이 순탄하기만했던 경우는 없었다. 노동조합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탄압받았다. 따라서 노동조합 활동에는 언제나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노동운동은 언제나 일정한 속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침체국면에 빠지기도 하고 고양국면으로 돌아서기도 한다. 정체되기도 하고 비약적인 발전을 하기도 한다. 패배하기도 하고 승리하기도 한다. 노동운동의 발전은 이러한 부침을 반복하는데 그것이 바로 노동운동의 합법칙성이다.

외형상 침체국면은 바꾸어 말하면 노동자들의 요구와 불만이 축적되는 시기이다. 침체 가운데에서도 노동운동 역량은 쉬임없이 고양되고 있는 것이다. 정체는 반드시 비약적인 발전을 준비한다. 침체국면을 지나 고양국면이 되면 조직은 놀라울 정도로 확대되고 투쟁전술이 광범위하게 구사되고, 정치적 역량이나 이념도 급격히 발전한다. 노동운동은 침체와 고양, 정체와 비약, 패배와 승리를 거듭하면서 이루어진다.